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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대체 몇백번의 인사를 해야

by 시루

#22

다음 날이 되었다. 잘 잤나? 아니. 3일 내내 서서 돌아다녔더니 다리가 퉁퉁 부어 밤새 아팠다. 하지만 아침일찍 일어나 운동복을 챙겨입었다.



“나 등산 다녀올게“



왠지 등산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높지 않은 산이라 금방 정상에 도착했다. 평일 아침이라 사람도 거의 없었다. 직장인은 출근하고, 산을 잘 타는 어르신들은 이미 하산하실 시간대였기 때문이다.



처음와보는 집 뒤의 산이었다.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부산은 참 넓었다. 그 광경을 보고있자니 뭐라도 쏟아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적당한 돌 두개를 집어 탑처럼 쌓고, 할아버지의 유골함이 있는 방향을 향해 절을 두번 올렸다. 잘 가세요 할아버지.



대체 몇 백번의 인사를 해야 한 사람을 보낼 수 있는걸까?



내가 받은 사랑을 아주 잘게 쪼개서, 이렇게 인사 한번에 조금씩 날려보낸다. 나는 아직 아주 조그만 부분밖에 날려보내지 못했다. 마음속에는 할아버지가 너무 많이 남아있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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