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인생의 첫 주도적인 결정이었다고
1.
글을 쓸 때 항상 듣는 노래가 있어. 그 노래를 들으면 현실이 영화같이 느껴져 더 잘 써지거든.
이런 이야기를 하자 그는 노래제목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때부터 K의 차에서는 언제나 Q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오빠 언제부턴가 플레이리스트가 나랑 비슷해진 것 같은데? 내가 씨익 웃으며 말하자,
네가 좋아하는 노래니까, 그리고 어느새 이게 내 취향이 된 것 같아- 그는 희미하게 웃으며 답했다.
나는 그날 이후로 더 이상 Q의 노래를 듣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그에게 Q의 노래를 주고 왔다
2.
신동엽의 카스테라 이야기
어린 신동엽이 유치원을 보내달라 떼를 쓰자, 어머니는 잠깐 침묵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동엽아 우리 카스테라랑 우유 먹으러 갈까?” 아버지의 월급날에만 허락되었던 귀한 음식을 갑자기 먹으러 가자니, 웃음꽃이 바로 필만도 한데 아이는 그 순간 본능적으로 알았다고 한다. 아 유치원은 못 가는 거구나. 그렇다면 유치원도 못 가고 카스테라도 먹지 못하는 것보다, 차라리 눈앞의 카스테라라도 내가 선택하겠다. 그것이 자신의 첫 주도적인 결정이었다 한다.
나는 그날 이후로 나를 잘 돌보고 있다고 느꼈는데도, 이렇게 가끔씩은 바보같이 무너진다.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함. 때로는 미움이 그리고 그리움이. 그것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면서, 누굴 미워하는지도 모르면서.
이별은 되돌릴 수 없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도 잃고 나도 잃는 것보다, 눈앞에 있는 자신이라도 잘 챙겨주기로 했다. 적어도 눈앞의 카스테라는 내가 선택하겠다고. 더 이상 내가 선택하지 못하는 것들에는 미련을 두지 않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