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래도 너무 외로운 거 아니에요
궁극적으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다네.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만족할 수밖에 없어.
남이 이랬다고 화내고 남이 저랬다고 감동해서 그 사람의 제자가 되는 게 아니란 말일세.
남하고 관계없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지를 동양에서는 군자라고 해.
군자가 되는 것이 동양인들의 꿈이었지.
스스로 배우고 가르치고 알고 깨닫는 자. 홀로 자족할 수밖에 없는 자.
그래서 군자는 필연적으로 외롭지.
- 이어령
다들 마음의 기지가 어디일까. 나는 늘 주변의 사람들이었다.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나, 필요한 친구는 전부 있다. 정확히는 지금 있는 친구를 유지하는 것도 꽤 에너지가 들기 때문에, 무작정 더 많은 친구! 인싸! 를 외치는 사람은 아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내가 유지할 수 있는 선과, 원하는 밀도를 가진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니까. 그게 아쉽지도 않다, 베이킹을 할 때도 ‘정량’이 중요한 법이다. 무작정 설탕이나 초코칩을 많이 넣는다고 맛있어지는 게 아니다.
“어휴 난 그런 건 너무 끔찍한데, 이별하자마자 오히려 바로 행복해진다니”
부산역에서 친구와 탕수육에 연태고량주를 마시다 친구는 내 이야기를 듣다 말했다. K 이전의 연애를 설명하면서, 당시에 나는 그 사람과의 관계에 나를 끼워 넣었다고, 그래서 오히려 헤어지고 나서 자유로워지고 행복했다고. 맞아 너 말대로 제일 최악인 건, 헤어지고 바로 행복해지는 거야. 그 연애가 얼마나 최악이었으면 이별하자마자 행복해지겠어. 허탈한 웃음을 짓는 나.
“그러니까 너도 최근의 이별을 마음껏 슬퍼하도록 해”
친구 또한 비교적 최근에 이별한 터였다.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솔직히 우리들은 네가 오랜만에 연애하고 이별해서 좋았다고. 혹여나 아주 과거의 인연에 묶여있는 줄 알았는데. 그러고 보면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게, 이별을 이별로 잊는다는 말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그대 이별을 하라, 혹은 너무 악담 같다면 평생 상대와 행복해도 좋겠다. 중요한 것은 결국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한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