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화. 슬프게도 내 애정에는 책임이 있었다.

사건은, 끝내 돌려줄 수 없는 것을 놓고 간다.

by 시루
사건은,
내가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는 것을 놓고 간다.

- 신형철



책임지지 않는 삶이란 얼마나 편한가. “작은 아버지는 좋겠네요, 힘들면 원망하면 되고, 짜증 나면 싫은 소리를 하면 되니까요.“ 최근에 보기 시작한 ‘꼭두각시 서커스’의 주인공 마사루는 책임지지 않는 어른을 보며 말한다. 사실 몇 시간 전만 해도 마사루는 작은아버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순간이 그를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보내버렸다. ‘이대로는 안돼, 이렇게 살지 않으려면 변해야 해.’



하나의 상실과, 두 번의 이별.



브런치북을 연재하는 동안 사건들은 기대와 미성숙 혹은 순수라고 부르는 나의 어떤 것들을 처참히 앗아갔다. 그리고 폭풍우가 지나간 후에는 돌려줄 수도 없는, 이미 변해버린 내가 남았다. 변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것이 성장이고, 성숙이며, 때로는 외로움이 되었다.


다만 어떤 사건에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세상은 그것을 본질이라고 부른다. 나의 애정에 대한 책임이 그랬다. 첫 브런치북을 만들기로 하고 제목을 생각하던 어느 날, 별다른 고민도 없이 이 문장이 떠올랐다. 사건이 많은 것을 앗아가도, 인생을 더 이상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함에도, 미련하게도 이 알 수 없는 책임감만은 여전했다. 왜 아파하면서 계속 사랑해야 하는가, 세상은 나를 계속 변하게 만드는데 왜 책임만은 놓지 못하는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는 그 본질이 어떻든 간에, 우리는 함께 걸어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운명이라 하겠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이 운명에서 너무 외롭지 않고 싶어서, 누군가가 이런 나를 알아주길 바라서. 그렇게 긴 30번의 외로움이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브런치 북을 소개하는 글을 다시 인용하며 이 외로움을 마무리하려 한다.

간간히 읽어준 스쳐 지나간 모든 독자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리며.



애정하는 것들이 있으신가요? 저는 바보 같게도 한번 마음을 준 것들에게 다시 그 마음을 회수하는 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저에게 애정은 항상 책임을 다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무겁습니다. 이런 제가 애정하는 것들에 대해 씁니다. 무겁게만 느껴지는 책임들에 대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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