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빛바람 Apr 11. 2024

때론 불편하지만... 하지만 많은 생각을 남기는...

여섯 번째 아날로그(필름카메라 1)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카메라"를 사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기능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일 수 있겠지요. 어린 시절 손바닥 만한 작은 기계로 영화도 보고, TV도 보며, 인터넷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전화도 걸 수 있는 기계가 있다고 했을 때는 다들 "헛소리"라 생각하곤 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 집 전화기나 핸드폰의 크기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 컸지요. 당연히 컴퓨터는 말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고정관념 속에 필름 카메라 밖에 없던 시절이니, 손바닥 만한 작은 기계에 카메라 기능까지 들어간다는 생각은 상상할 수 없었던 현실이지요.

하지만 그 상상은 현실이 되었고, 오히려 아쉬운 점들도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그중 하나는 여행을 갈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풍경이 사라졌습니다. 놀이공원이나 관광지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전부 사라졌지요. 그 빈자리는 스마트폰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잠깐 동안이지만 셀카봉이 유행하긴 했지만, 이젠 스마트폰 자체의 기능을 강조하여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 정교하게 사진에 대한 조리개나 셔터 스피드를 조정하는 기능은 앱의 최신 기능으로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젠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낭만을 느끼기보다는,

구 시대의 유물을 만지작 거리는 그런 뒤쳐진 존재......


전 거기서 한 발짝 더 뒤로 물러나 있습니다. 최신 기술이 들어간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여 사진을 찍곤 합니다. 물론, 요즘의 사진은 필름과 다지털의 차이가 분명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리 프리셋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디지털 사진과 필름 사진의 차이는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중 "디지털"이 만들어내는 너무나 선명하고 화려한 이미지가 어느 때부터인가 낯설게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인위적이고, 너무나 인공적인 느낌. 그 순간 저는 디지털카메라에서 필름 카메라로 다시 돌아서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위의 두 사진을 보면 분명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분명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찍은 사진입니다. 구도는 약간 차이가 있을 거고, 둘 다 Adobe Lightroom으로 후 보정을 한 사진입니다. 분명 두 사진은 동일하게 50mm 렌즈로 찍었지만, 느낌은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이미지 센서의 정교한 차이 등을 설명하면, 동일한 렌즈에 동일한 장소에서 찍었다 하더라도 동일한 화각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드릴 수 있겠지만, 그 부분은 중요한 내용이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이미 느끼셨던 것과 같이 위 사진은 필름, 아래 사진은 2400만 화소 디지털 사진입니다.

이 두 사진의 차이는 결국 디지털이 만들지 못하는 하나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분명 디지털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화려한 느낌과는 다르게 아날로그는 그 자체만으로도 "거친 입자"와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동일한 카메라, 동일한 렌즈, 동일한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다 하더라도 미묘한 차이에 따라 다른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어찌 보면 "우연"의 결과물이 될 수 있겠지요. 그 "우연"의 결과물에 대한 매력이 또 다른 아날로그로 빠지게 해 주었습니다.


---------

사실 아날로그에 대해 설명을 하며, 어느 순간부터는 "카메라" 특히, "필름 카메라"에 대한 리뷰로 끝을 맺으려 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필름 카메라"에 대한 리뷰를 하며, 각 카메라의 특징과 느낌에 대해 설명을 하며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세력을 불려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에 다른 아날로그를 소개할 것들이 많았고, 또 한 번 중간에 있었던 난처한 일 하나 덕분에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원래 목적과는 다르지만,

결국 달려가는 목적지는 동일합니다.


"아날로그지만 괜찮으니까요!"

이전 06화 아날로그지만 괜찮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