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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mien We Jun 15. 2023

아직도 멀었구나

알아차림은 슛타이밍을 놓쳐서 후회하는 축구선수 같은 거구나

항상 해오던 일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어느 정도는 받아왔던 위치에 대한 존중이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을 느껴왔다. 이런 점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몰랐는데,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나 보다. 솔직히 아직 적응이 잘 되질 않는다. 분노했다. 뭐. 분노한 일의 상황을 시시콜콜 설명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속에서 벌어진 일과 그것을 알아차리는 속도에 확실한 Gap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정확히는 계단 아래서다. 내가 보인 약간의 오만함에 상대방은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나에게 일을 주는 갑이 불편했던 걸까? 본인의 생각과 살짝의 차이를 보이는 내 업무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하기 껄끄러웠을 수도 있다. 누가 먼저 시작을 했던, 결과적으로 나는 이 상황을 '아. 이 사람들이 나를 폄하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의구심을 가졌다가, 갑자기 욱하는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한 감정을 알아차리는 게 늦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화를 지었다. 숨을 쉴 때 불편해졌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여러 가지의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다. 분노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알아치렸지만, 10분 정도의 시간 모른 척했다. 분노에 빠져서 나의 분노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 메슥거리며, 불끈불끈 올라오는 감정을 이겨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지금부터 30분 후에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마음에서는 업무는 끝내고 나면, 다시 확 올라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모든 게 불확실해도 확실한 것은 한 가지다

그때는 알아차려야 한다. 


난 확실히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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