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은 슛타이밍을 놓쳐서 후회하는 축구선수 같은 거구나
항상 해오던 일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어느 정도는 받아왔던 위치에 대한 존중이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을 느껴왔다. 이런 점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몰랐는데, 주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었나 보다. 솔직히 아직 적응이 잘 되질 않는다. 분노했다. 뭐. 분노한 일의 상황을 시시콜콜 설명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속에서 벌어진 일과 그것을 알아차리는 속도에 확실한 Gap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정확히는 계단 아래서다. 내가 보인 약간의 오만함에 상대방은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나에게 일을 주는 갑이 불편했던 걸까? 본인의 생각과 살짝의 차이를 보이는 내 업무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하기 껄끄러웠을 수도 있다. 누가 먼저 시작을 했던, 결과적으로 나는 이 상황을 '아. 이 사람들이 나를 폄하하는구나'라고 느꼈다.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의구심을 가졌다가, 갑자기 욱하는 마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한 감정을 알아차리는 게 늦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화를 지었다. 숨을 쉴 때 불편해졌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여러 가지의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다. 분노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알아치렸지만, 10분 정도의 시간 모른 척했다. 분노에 빠져서 나의 분노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 메슥거리며, 불끈불끈 올라오는 감정을 이겨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나는 지금부터 30분 후에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마음에서는 업무는 끝내고 나면, 다시 확 올라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모든 게 불확실해도 확실한 것은 한 가지다
그때는 알아차려야 한다.
난 확실히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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