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부터는 1학년과 2학년을 대상으로 한 지원 시간이 줄고 3학년과 4학년 학생들을 위한 지원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4학년 학급에서 담임 선생님으로부터의 긴급 지원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4학년 아이들을 위한 지원 시간은 월요일 2시간이 고작이다. 안내를 받고 간 여학생에 대해서는 담임 선생님이 직접 가까이 앞자리에서 지도를 하겠다고 하시며, 대신 두 명의 남자아이들을 특별히 맡기셨다.
두 명의 남자 아이들은 수학뿐만 아니라 교과 전반에 결손이 많지만, 우선 수학 교과 학습에 대한 도움과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학습 내용이 무엇인지 알도록 시시때때로 적절하게 확인을 부탁한다는 요청이었다. 그만큼 집중이 흐트러지고 집중 시간이 짧은 아이들이었다. 그중에 한 아이는 2학년 때 국어 공부를 같이 했던 아이다. 3학년을 지나고 4학년이 되어 만난 아이는 첫날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저, 할 수 있다니깐요!"
내가 가면 펼쳐놓았던 교과서를 덮거나 가리고, 내가 다른 곳으로 가면 하겠노라고 자기 고집에 날을 세웠다. 첫날은 그럭저럭 그렇게 보냈다. 한 주가 지나고 새로운 월요일을 맞이하며 아이들이 치른 진단평가 문제지를 같이 풀게 되었다. 지난주에 강하게 거부반응을 보였던 아이도 제 발등에 떨어진 불똥이 뜨거웠는지 바짝 다가와 고개를 내민다.
‘몇십 × 몇십’의 문제. 푸는 방법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순서대로 방법을 알려주고 최종적으로 덧셈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가르쳐 준 후 새로운 문제를 하나씩 풀도록 하는데, 일의 자리끼리 곱하는 구구단에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한 아이는 3 ×3을 세 번 확인하는데, 답을 8이라 하고 2 ×3을 6인지 8이라 헷갈려하며 스스로 의심스러운지 고개를 갸우뚱한다. 시험지를 뒤집어 2단과 3단을 쓰게 하고 낮은 소리로 구구단 노래를 불러준다.
“구구단은 소리 내어 외우면 아주 좋아! 시간 날 때마다 선생님처럼 이렇게 소리 내어 외우거나 노래로 부르면 아주 빨리 외울 수가 있어!”
나는 들릴락 말락한 소리로 노래도 불러 주면서 리듬에 맞춰 몸도 움찔움찔 움직여 주었다. 그러면서 아이들 살갗을 콕콕콕 찌르면서,
“삼구? 칠팔? 육오? 사칠? 할 때마다 답이 입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와야 구구단이 되는 거야. 구구단에 답하면서 고민을 한다는 건 구구단을 외우지 못했다는 증거야. 구구단은 무조건 입으로, 소리로 외우자!”
수업을 마치고 체육 수업을 위해 줄을 선 아이 중에, 특별 관리 대상 두 아이가 90도로 꾸벅 인사를 한다. 공부가 뜻대로 안 되는 이 아이들도 사실은 마음이 답답하였던가 보다. 일주일 중 월요일에 한번 만나 2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수학 실력이 좋아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 이래저래 궁리하다가 중간 쉬는 시간 20분 중에 5분을 빼서 매일 구구단 테스트를 하러 오겠노라고 말하였다.
학년마다 교실에는 학력 미달인 학생들이 서너 명은 있다. 5월에만 해도 3학년 특수반 아이의 돌봄을 위해서 학력 미달인 3학년 아이의 지원이 중단된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전체 수업에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 때문에 담임 선생님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고 선생님들의 애간장은 타들어간다. 동급 학년의 학력 미달 학생보다는 특수 아동의 지원이 더 긴급하고 1, 2학년 학습 미달자의 지원보다는 4학년 학습 미달자의 지원이 더 시급하여 이러한 사정으로 올해는 변동이 여러 번 있었다.
4학년이 되어 구구단에 걸려 껑충 뜀박질을 못하는 아이들이나, 한글 읽기에서 엎어져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2학년 아이들도 스스로 몸이 좀 달아오르면 좋겠다. 바쁜 마음만큼이나 몸도 바쁘게 움직여주면 좋으련만!
4학년 아이들이여! 일단은, 구구단부터 시작이다!
구구단을 학습부진 탈출을 위한 첫 번째 열쇠로 삼자. 구구단 달리기의 승리를 위해 마음에도 몸에도 발통을 달자! 일단은 구구단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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