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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율 May 20. 2024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무의식 정화 4단계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준비되셨나요?

 지난번에 무의식 정화가 무엇인지 설명했다면, 이 글은 무의식 정화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그전에 감사하게도 일주일 사이에 구독자가 7명이 늘었어요. 꾸준히 내면 작업에 관심 주시는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사랑의 에너지를 드립니다.


 이전 글에서 무의식 정화가 '맛있는 거'라며 호기롭게 영업했지만 진실을 말하자면 감정 정화는 엄청나게 괴롭다. 앗 잠깐만요, 나가지 마세요! 겁나는 일이지만 권유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요. 감정 정화로 어려운 게임 스테이지를 하나씩 깰수록, 인생의 문제도 해결된다면 이건 엄청 큰 메리트 아닌가요?



대상 : 나를 사랑하고 싶은 모든 사람

 무의식 정화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사람이 하면 좋을지 최대한 솔직하게 말씀드린다. 


[자신을 사랑하기 힘든 사람, 자신을 용서하기도 힘든 사람,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 감정과 자주 싸우는 사람, 만성적으로 무기력하고 우울한 사람,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 생각과 감정 컨트롤이 어려운 사람, 인생이 꼬이는 사람, 자신의 모든 욕망과 반대로 살고 있는 사람, 마지막으로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은 사람] 


 결국 '나를 사랑하고 싶은 모든 사람'이 무의식 정화의 대상이다. 그래서 나를 사랑하고 싶다는 용기를 끌어올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미 정화의 씨앗이 마음에 심어진 셈이다. 주의할 점은 무의식 정화는 결코 만병 통치약이 아니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면 병원부터 가야 한다. 나는 오랫동안 우울증 약을 먹고 상담을 받았는데, 그것만으로 문제 해결이 되지 않아 내면을 돌보기 시작한 경우다.





 

 무의식 정화의 4단계 순서

 새로운 악기를 배울 때 어떤 사람은 이론을 공부하고 악기를 구입한다. 또 어떤 사람은 악기를 구입하고 직접 만져봐야 직성이 풀린다. 배움에는 정답이 없고, 무의식 정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이 순서가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덜 헤매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다. 또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한 페이지만으로 무의식 정화의 전부를 설명하는 건 한계가 있다. 내가 운영하는 오월말일 유튜브에도 무의식 정화 내용을 꾸준히 올릴 테니 참고하시라고 말씀드린다.



1단계 : 관찰자 시선 연습하기

 관찰자는 내 생각과 감정을 바라보는 자다. 쉽게 말해 눈앞에 있는 케이크를 보고 '맛있겠다'라고 떠올리는 건 생각이고, '맛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바라보는 게 관찰자다. '아니, 난 그냥 잘 살고 싶은 건데 관찰자까지 연습해야 돼?'라는 마음의 저항이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자. 눈을 감은 상태에서 딸기 케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 당연히 없다. 관찰자를 버리겠다는 건 마음의 눈을 감겠다는 것과 같다. 마음의 눈을 감으면 무의식을 볼 수 없다. 무의식을 볼 수 없으니 당연히 정화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관찰자를 소환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관찰자 실전 연습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나는 카페에 가서 메뉴판을 쭉 본다. 아메리카노가 3,800원이고 말차 프라푸치노가 5,800원이라고 써있다. 평소의 나라면 무심하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그런데 관찰자의 눈을 떠보니 무의식적으로 '말차 프라푸치노는 비싸.. 나는 돈이 없으니까 못 마셔. 월급 얼마나 남았지? 앞으로 집은 살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나를 보게된다. 이런 불편함을 꾸준히 마주하면 정화로 이어진다.


2단계 : 감정 메모장 만들기

 이제 일상을 살면서 불편한 감정이 생길 때마다 관찰자의 눈을 뜬다. 그리고 상황과 감정을 모조리 감정 메모장에 적어본다. 이 단계가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는 찌질하고, 못나고, 적나라하고, 누군가를 혐오하고, 비도덕적이고, 끔찍한 나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마음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스스로에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의 싫은 모습까지 안고 갈 수 있어야 자기 사랑이라는 강력한 에너지가 생긴다.  


 이 단계에서는 상황(카페에서 커피를 고르는 상황) / 올라온 생각과 감정(나는 돈이 없다,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감정) 구체적으로 적는다.


3단계 : 어린 시절의 나와 마주하기

 지금까지 관찰자의 눈으로 무의식을 보았고, 무의식에 들어있는 소스 자료까지 적어놨다. 3단계는 감정을 분출하는 실전 무의식 정화 단계다.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준비물이 필요하다. 일단 방해받지 않는 조용하고 편안한 장소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 사진과 감정 메모장을 준비하는데, 사진이 없다면 내 앞에 어린 내가 앉아있다는 상상을 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시간적 여유와 신체적 에너지가 충분한 날에 진행한다.


 모두 준비되었다면 자리에 편안하게 앉는다. 그리고 감정 메모장에서 하나를 골라, 그때의 느낌을 신체적으로 최대한 생생하게 느끼는 작업을 진행한다. 돈이 없는 굴욕감과 서러움, 수치심이라면 이 느낌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느껴보려 노력한다. 사실 모든 단계에서 '감정을 느낀다'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 특히 감정을 억누르는 습관이 쌓인 사람일수록, 느끼는 게 대체 뭔지 알 수 없다. '느낀다'를 설명하자면 '불편한 감정이라는 신체적 고통'이 몸을 통과하는 장면을 그대로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손으로 심장을 쥐는 느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한 느낌,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몸 전체가 바스러지는 느낌 등이 해당된다.

 

 자, 이제 불편한 감정이 계속 올라오는 상태에서 어린 시절의 사진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 느낌이 최초로 들었던 때가 언제인지 과거의 기억을 따라가 본다. 만약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거나, 트라우마가 올라오면 현재로 돌아와서 머물러준다.


 실제 무의식 정화에 성공하면 이런 상황이 펼쳐진다. '카페에서 원하는 프라푸치노를 못 마실 정도로 돈이 없다'는 현재 시점의 생각은, 과거 추적을 통해 '어린 시절에 돈이 없어서 맛있는 음식을 못 먹었던 기억'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과거의 감정과 연결되는데 그 감정 덩어리가 곧 '내면 아이'다. 이 아이와 만나 화해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불편한 감정이 무의식에서 빠져나간다.

 

4단계 :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위로하기


 내면 아이를 만났다면, 마지막으로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위로할 차례다. 이때는 가장 엄마 같은 나를 꺼낸다. 그리고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아이를 충분히 위로해 준다. 여기서 이성적인 가르침은 필요 없다. "그때 너는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 "많이 외로웠지?" 등의 말을 건네주는데, 여기서 별표 백개를 칠 정도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와 함께 있어준다는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내가 무의식정화를 진행하며 가장 많이 하는 무적의 문장이 있다. 바로 "이 세상 모두가 나를 버려도 나는 절대로 너를 버리지 않아."이다. 실제 감정 정화를 할 때 반복해 봐도 좋다. 내면 아이가 이 말을 들으면 자신이 돈이 없어도, 예쁘지 않아도, 가진 게 없어도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불편한 감정은 풀려 나간다


 이 모든 이야기가 어떤 사람에게는 소설처럼 보이겠지만 결코 소설이 아니다. 진실만을 담아낸, 내가 직접 경험한 가장 고귀하고 순수한 무의식 정화(shadow work)의 세계다.



"가장 다정하고, 쉽고, 현실적인 내면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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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오월말일, 내면작업의 공간

인스타그램 : @kimyulw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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