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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희 Feb 21. 2024

#3. [봄] 따스한 봄날에 그렇게 너를 만났다.

-날 바라보며 수줍게 웃던 너의 미소가 내 가슴에 스며들었다. 봄이었다.

아직 겨울의 찬 기운이 여전히 남아있던 초봄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잘 보이고 싶어서 입은 코트 때문에

몸을 오들오들 떨면서 

설렘 반 긴장 반으로 

널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아주 개략적인 것들은 

주선자를 통해서 듣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식대로 너에 대해서

나름의 상상을 머릿속에 한껏 부풀린 상태였다.


연애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절박하게 굴어대는 내 몸의 연애세포가

너에 대한 온갖 달콤하면서도 근사하고 멋진

형상을 가득 만들어냈다.


나는 너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내려다보면서

너와의 처음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를 고민했더랬다.


아마 너도 나름대로 기대감을 갖고 나왔을 테고

대면하는 건 처음이니 어색한 감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먼저 살갑게 웃어주면 어떨까 싶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또 금새 바뀌었다.

초면에 너무 실없이 웃는 여자로 잘못 비춰져서 

괜히 오늘 하루를 망치고 싶진 않았다.


결국 나는 널 향해 어떤 모습을 내비쳐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로

발 밑 보도블럭을 괜히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따스한 봄바람이

일순 내 뺨을 부드럽게 스치고 지나갔다.


순간 

나도 모르게 고개를 치켜들어

정면을 향했다.


그러자 내가 서 있는 곳을 향해 

반듯하게 걸어오는 

근사한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혹시...? 내가 오늘 만날 사람인가?'


생각을 미처 정리할 틈도 없이

넌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따스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네왔다.


'김재희씨, 맞죠? 소개받은 OOO입니다. 반가워요.'


네가 내뱉은 목소리가 내 고막을 

부드럽고도 간지럽게 파고들었다.


내 시선이 자연스레 너를 향한 순간,

네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목련잎처럼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난 직감으로 깨달았다.


날 바라보며 수줍게 웃던 너의 미소가 내 가슴에 스며들었다.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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