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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희 Feb 22. 2024

#4. [여름] 이제 제법 여유로워졌다. 나도,너도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소중한 순간들.

[관계의 진전은 서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내가 너와 사귀기로 결심한 뒤로

우린 매일같이 서로의 일상을 sns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정말 질리지도 않냐고 물을 정도로

나는 일상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삶의 매 순간마다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에 대해서

너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이 참 좋았다.


내가 열 마디를 하면 

너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경청하다가

가슴 속에 품어두었던 이야기 한 자락을 꺼냈다.


그럼 나는 

그제야 

나만 너무 혼자 신나서 떠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네 이야기에 몰입하곤 했다.


네가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에 공감하면서

나는 서서히

너의 삶에 스며들어갔다.


네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건

내겐 

그 어떤 취미활동보다 더 즐거운 순간들이 아닐 수 없었다.



신기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너와 나는

서로 먼 거리에서 

뚝 떨어진 점처럼

전혀 관련없는 타인으로 살아왔건만.


그런데 지금은 이렇듯

마음이 한 데 연결되어 있다.

그 느낌이 무척 좋고 소중하다.


그리고 

너를 알아갈 수 있는 그 많은 시간들이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따스한 봄을 닮아있던

너의 미소는

어느새

세상살이에 지쳐버린 내게

무더운 여름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그런 네가 참 좋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네 곁에 

지금처럼

너의 푸르름으로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딱 지금처럼만
우리,
행복하자.


서로 등을 마주 기댄 채

넘실대는

바다를 

같이 바라보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그렇게 같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비슷한 속도로 살아나가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너와 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는 순간도 오겠지.


우리의 끝이

결혼일지 

아니면

이별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만남의 순간들에 감사하자.


그리고

저 푸른 바다를 닮은

네 눈동자를 바라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나는 

가만히 미소를 지어본다.


안녕, 나의 푸른 바다.

나만이 닿을 수 있는 너의 세계를 향해 

나는 오늘도 네 안에서 헤엄을 친다.

유유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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