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마음으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소중한 순간들.
[관계의 진전은 서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내가 너와 사귀기로 결심한 뒤로
우린 매일같이 서로의 일상을 sns로 공유하기 시작했다.
누가 보면 정말 질리지도 않냐고 물을 정도로
나는 일상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삶의 매 순간마다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에 대해서
너와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들이 참 좋았다.
내가 열 마디를 하면
너는 가만히
내 이야기를 경청하다가
가슴 속에 품어두었던 이야기 한 자락을 꺼냈다.
그럼 나는
그제야
나만 너무 혼자 신나서 떠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네 이야기에 몰입하곤 했다.
네가 들려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에 공감하면서
나는 서서히
너의 삶에 스며들어갔다.
네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건
내겐
그 어떤 취미활동보다 더 즐거운 순간들이 아닐 수 없었다.
신기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너와 나는
서로 먼 거리에서
뚝 떨어진 점처럼
전혀 관련없는 타인으로 살아왔건만.
그런데 지금은 이렇듯
마음이 한 데 연결되어 있다.
그 느낌이 무척 좋고 소중하다.
그리고
너를 알아갈 수 있는 그 많은 시간들이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따스한 봄을 닮아있던
너의 미소는
어느새
세상살이에 지쳐버린 내게
무더운 여름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그런 네가 참 좋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네 곁에
지금처럼
너의 푸르름으로
머물고 싶다고 생각했다.
딱 지금처럼만
우리,
행복하자.
서로 등을 마주 기댄 채
넘실대는
바다를
같이 바라보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그렇게 같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비슷한 속도로 살아나가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너와 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는 순간도 오겠지.
우리의 끝이
결혼일지
아니면
이별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만남의 순간들에 감사하자.
그리고
저 푸른 바다를 닮은
네 눈동자를 바라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나는
가만히 미소를 지어본다.
안녕, 나의 푸른 바다.
나만이 닿을 수 있는 너의 세계를 향해
나는 오늘도 네 안에서 헤엄을 친다.
유유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