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트 하루프의 "축복"
"아까 상점 앞에서 내가 울었던 것 말이오. 내가 보고 있던 것은 바로 내 인생이었소. 어느 여름날 아침의 사소한 거래,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것. 그냥 그뿐이었소. 그런데 그게 전혀 쓸모없는 일이 아니었던 거요"
언젠가 스친 문장입니다. 아직 책을 보진 않았어요. 그런데 저 문장이 오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얼마 전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여주인공이 한 말이 오래 울림으로 잊히질 않네요.
"늙을 수 있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 모르는구나?"
정확한 문구는 기억에 없습니다만, 뜻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늙을 수 있음의 축복. 소중한 일상에 감사.
우리가 잊고 사는 것입니다. 그 여주인공은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는데요. 그래서 남편과 함께 조용히 늙어갈 수 없음을 무척이나 마음 아파합니다. (물론 지금은 오해로 으르렁 거리고 있습니다만)
요즘 몸도 마음도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아 나이 듦에 저항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요. 늙음도 누군가에게는 축복일 수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는 달콤 쌉싸름한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