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어린데 임원이 되고 대표가 되고 나라님이 되는 이들은 동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나도 그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그들은 대게 운이 좋아, 인맥이 좋아, 집안이 좋아, 머리가 좋아, 실력도 좋아 된 이들일 것이다.
문득 오늘 아침엔 유독나를 스쳐간 혹은 내가 스쳐 지나가버린 리더들에 대한 추억(?)으로 내 머릿속이 헝클어져있다. 마구마구 뒤엉킨 느낌이다.
그렇다고 심각하거나 이상한 일은 아니다. 늘 좋은 리더란 어떤 것일지 고민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리더가 됐다는 건 대단한 일은 맞다. 하지만 그가 대단하다는 것과 리더와 함께하는 이들의 만족감, 성취감, 행복함은 전혀 다른 얘기다.
다신 마주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리더
내 기억 속 최악의 리더는 자신보다 센 권력 앞에서 비굴하고 약자에게는 굉장히 고압적이었으며 그의 말에 반항하면 조직원 앞에서 비참하게 만드는 이였다. 그로 인해 많은 이들이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는가스 라이팅을 즐기며 자신의 말에 동조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으면 전체가 보는 앞에서 망신과 모욕감을 주는 식으로 조직원들을 제압해나갔다. 점령군이 들어오자 일본 순사 앞잡이처럼 행동하며 임원의 자릴 꿰찼다. 실력이 아닌 편법으로 리더가 됐으니 그의 리더십은 불보듯뻔했다. 그는 관련 업무 전문성과 경험이 떨어져 매일 조직원들을 쥐어짜 낸 고혈로 하루살이처럼 윗사람의 관심을 받기 위해 자신의 영광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이였다. 점령군이 사라지고 또 다른 권력자가 등장하자 그의 수족이 되려 동판까지 가져다 바치는 등 안간힘을 쓰며 앞잡이가 되려 했으나 그간 그의 전횡이 빌미가 되어 쫓겨났다. 들리는 얘기로는 예전 점령군의 도움으로 모기업의임원 자리를 얻었고 똑같은 행실을 하고 있다고 한다.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차악도 있다. 본인만 생각하는 이다. 집안도 좋고 운도 좋고 머리도 좋고 다 좋은데... 나 이외엔 관심이 없다. 조직운영에는 관심이 없어 팀 간 분쟁과 조직 내 갈등이 그의 가벼운 말과 행동 하나에서 연일 터져 나왔다. 화합을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 리더일 텐데 그는 오직 자신의 성과와 영광만을 향해 뛰어갈 뿐이다. 그에게 함께하는 이들은 그저 자신의 삶에 엑스트라이고 수족처럼 부리기만 하면 된다고 믿는 듯보였다. 그에게 조직원이란 동료가 아닌 그저 이용하고 쓸모없어지면 버리면 되는 수단일 뿐이었다.
또 다른 차악은 경험이 전무한 이다. 자신이 리더인데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이다. 사실 기자 시절 만난 이들을 보면 대표가 참 많았다. 뭘 하는지 뭘 했는지 모르겠지만 명함에는 빛나는 대표 직함이 찍혀있었다. 그땐 잘 몰랐지만 지금은 일을 해보니 알게 됐다. 리더십은 명함 속 직급 직위 직함과 별개다. 그건 그저 화려한 포장지일 뿐이다. 돈이면 살 수 있는 껍데기... 나를 스쳐간 이들의 경우 조직관리 운영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 그냥 그 자리를 누리고 있음이 좋은 듯했다. 그 자리를 기반으로 더 멋지고 뽀대 나는 자리로의 점프만 갈망하기만 했다.
말로만 일을 하는 이도 있었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 체 무조건 말만 하면 다 된다고 믿는 것인 양... 경험은 없고 그저 자신의 지식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아니 같이 일하면 굉장히 지치고 힘들었다.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혼신을 힘을 다해 매진하고 있는데 와서 수다를 떨어댔다. 했던 이야기를 수십 수백번반복했다. 시간이 무한한 것이 아닌데...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시간이 너무 아까워 미칠 지경이었다. 말만 앞서니 조바심이 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쪼아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 믿는 듯...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건 잘되면 자신의 덕이고 못되면 아랫사람 책임이라는 식이었다.
내가 존경하는 최고의 리더
내가 존경하는 최고의 리더가 있다. 차곡차곡 실무부터 실력을 쌓아 임원이 되신 분이다. 주변에서는 운이 좋았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같이 일해본 이들은 모두가 그의 탁월한 인품과 리더십에 감탄사를 내두를 정도다. 내가 경험한 바로도 그의 풍부한 경험이 그를 리더가 되게 한 것이라 확신한다.
그는 늘 귀가 열려있었고 공식석상에서는 자신을 높이기보다 낮추려 애썼으며 아랫사람을 추켜세우기에 더 힘썼다. 그는 아랫사람들의 실무 경험을 듣는 것을 즐겨했으며 말을 하는 것을 즐기기보다 듣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필요한 말은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하였고 업무 지시도 추상적이지 않고 직간접 경험을 토대로 지휘했다. 고된 일을 하면서도 힘든 것보다는 함께 만들어간다는 만족감이 더 컸던리더로 내 기억 속에 아주 강렬하게 남아있다.
점령군과 그들의 앞잡이들의 농간에 빠져 지금은 모실 수 없게 됐지만 내 인생에서 그분이 나를 스쳐 지나가지 않게 내가 꼭 붙들고 인연을 이어가려고 애쓰고 있다.언제든 어디에서든 부르시면 기꺼이 함께하기 위해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기도 하다.
경험이 곧 자질이다
사실 모든 것을 다 경험할 순 없다. 하지만 좋은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경험을 고민해야 한다.낙하산들이 욕먹는 이유가 경험 부족에 따른 지휘력 부족, 함량 미달 이런 것일 테니...
아울러 조직원으로서 좋은 리더를 잘 선택하려면 그의 경험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그래야 내게 복수의 리더로부터 제안이 왔을 때 어느 리더와 일할지 선택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 선택이 최소 내 삶의 1년을 좌우한다...
내가 경험한 권력에 기생하여 꼼수나 아첨, 심지어 급행료를 내고 리더가 된 이들의 공통점은 관련 경험이 일천하거나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리더십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이들에게 정상적인 리더십을 기대한다는 것은 말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리더의 주변 인물도 살펴야 한다. 도둑놈들... 이리떼들이 우굴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위 어디로 가서 돈 빼먹을 생각만 하는 이들 말이다...
3월 9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늘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이번 선거는.....
나의 소중한 한 표는 무조건 행사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위해 나를 위해... 하지만 하........
요즘 생각이 더 많아진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뒤엉켜서일까... 오늘은 유독 머릿속이 뒤엉킨 머리카락처럼 헝클어진 느낌이다...
나의 요즘은... 하루하루나를 스쳐갔던 리더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게 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