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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Mar 19. 2024

파도 위에 내 몸을 맡기자

마음이 힘들고 곤공해질 때면 난 상황에 나를 맡겨

팀장님은 참 긍정적이시네요


요즘 나를 만나는 사람들의 평가다. '긍정적으로 대화하려는 나'여서 참 다행이다.


내 좌뇌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잔소리를 시작한다. 좋은 얘기보다는 나에 대한 질책이 대부분이다. 이놈은 칭찬이란 걸 모르나 보다.


하루를 시작하고 회의에 참석하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에너지가 점점 소멸되는 게 느껴진다. 그럴 때면 내 마음의 위로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들이킨다. 한잔... 두잔... 석잔......


주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내 좌뇌 같다.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고 질책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안까지 내놓는 동료는 거의 없다. 그저 푸념과 하소연, 회사에 대한 아쉬운 점만이 날카롭게 내 귀로 파고든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고
어딜 가도 완벽한 조직은 없어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귀기울여 들으려 애쓴다. 내게 말하는 것도 그들이 날 신뢰해서이니 말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길 기다린다. 그리고 타이밍에 맞춰 화제를 바꾸려 애써본다.


실패다. 그들의 마음엔 조직에 대한 미움이 가득차 있다.


다시 말을 건네본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조직을 바라볼 수 있도록 그래도 조직의 괜찮은 점을 얘기해 본다.


그러면 내게 돌아오는 답이 바로 "팀장님은 참 긍정적이시네요"다.


감사할 때도 있다


모두가 비판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조직의 문제가 있음에도 조직의 긍정적인 측면을 같이 바라봐주려고 하는 동료가 생기고 있을 때다. 그들도 조금씩 관점을 바꾸고 비판보다는 변화를, 문제에 대한 대안을,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같이 노력해 긍정적 선순환을 일으켜보자고 의기투합하는 이들이 있음을 느끼면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그들도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마음도 지친다. 그러다 동료가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게 되면 그것이 반복되게 되면 결국 마음은 곤궁해질 수 있다.


변화란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은 변화하려 하기보다 현재를 고수하려 한다.


명분을 만들어 변화가 무모한 도전이라 비난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경우 명분은 명분을 위한 명분이라는 것을 그들 조차 인지하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 믿기로 했으니 그것을 관철시키려는 투쟁만이 있을 뿐인 경우도 많다.


파도가 친다
점점 거세게 몰아친다


이럴 땐 파도에 몸을 맡겨야 한다. 긍정적인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게 주어지는 상황에 나를 맡기고 그때그때 최선을 다해 더 나은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게 부단히 애쓸 뿐이다.


파도 위에 맡긴 내 몸이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나를 이끌어줄지, 아니면 외딴섬으로 나를 데려다 놓을지 지금은 알 수 없다.


알려고 해 봤자 소용없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그때가서 지금처럼 난 그저 내 방식대로 열심히 살아가면 된다.


상상력이 만든 두려움, 부정적 기운 따위에 미리부터 걱정하고 겁먹을 필요 없다.


중요한 건 나를 잃지 않는 것이다.


긍정적인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내게 혹은 그에게 또는 우리에게 변화는 찾아올 것이다.


그럴거라 믿는다. 난 그 믿음으로 오늘도 애쓰며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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