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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화문덕 Nov 26. 2024

출근길, 마음속에 피어오른 글

몰입의 기쁨 속에서 시간조차 잊을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새벽 5시 반,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바깥은 아직 밤의 끝자락에 머물러 있었다. 찬 공기가 문틈을 스치며 다가왔고, 내 하루가 그렇게 시작됐다.


6시 10분, 두꺼운 코트 깃을 세우고 집을 나섰다. 거리는 고요했고, 나무들의 가지는 누군가의 숨결처럼 미세하게 흔들렸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은 아직 꿈의 세계에 잠겨 있는 듯했다. 세상이 멈춘 듯한 이 시간에, 나는 하루를 시작하는 몇 안 되는 이들 중 하나였다.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오늘은 바람이 많지 않아 다행이'


도시가 천천히 깨어나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버스를 탔다. 출근길의 긴 여정이 시작됐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타는 이 과정은 매일의 일상이었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매일 지나치는 익숙한 계단과 플랫폼, 그리고 사람들. 하지만 오늘은 무언가 조금 특별할 것이란 기대감이 마음에서 싹텄다.


역시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운이 좋게도 만원 지하철 속에서 앞자리에 자리가 났다. 주변을 살피고 앉았다.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브런치를 열었다. 브런치를 여는 순간, 내 안의 이야기들이 마음속 문을 열고 쏟아져 나왔다.


적막한 지하철 안, 사람들은 각자의 고요 속에 갇혀 있다. 어떤 이는 휴대폰 화면을, 어떤 이는 책을 들여다보며 조용히 시간을 흘려보낸다.


나는 마음에서 전해져 손가락 끝으로 흘러나오는 단어들에 집중했다. 이 글을 읽는 이가 있다면, 그들에게 내 마음이 닿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음속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렇게 출근길 지하철, 나는 글쓰기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단어들이 이어지고 문장들이 만들어졌다. 바쁜 출근길 속에서도 내 머릿속은 고요했다. 모든 소음과 흔들림이 뒤로 물러나고, 오직 글과 나만이 존재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렀다.


머릿속은 글로 가득 찼고, 나는 글쓰기의 세계에 완전히 잠식됐다. 지하철 안내 방송이 들릴 때마다 고개를 들지 못할 만큼 글쓰기에 빠져 있었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내려야 할 역에서 네 정거장이나 지나친 것을 깨달았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 웃음이 났다.


글쓰기에 몰입한 시간 동안 나는 출근길의 피로도, 혼잡함도 모두 잊은 채 글쓰기에 몰입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은 그렇게 순식간에 흘러갔다.


'몰입의 기쁨 속에서 시간조차 잊을 수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가'


'출근길은 단순히 목적지를 향한 이동이 아니다. 그 시간은 내게 또 다른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글을 쓰는 동안, 그 흔한 스트레스와 피로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삶의 조각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기쁨을 느꼈다.

다음 역에서 내려 반대 방향으로 건너가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되돌아가는 지하철 안은 편안히 앉아가던 것과 달리 만원이었다.


마침내 회사가 있는 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사에서 걸어 나오니 맑은 하늘이 새벽의 어둠을 몰아내고 있었다. 아침 해가 천천히 떠오르며 거리는 점점 붉고 따스한 빛으로 물들었다.


나는 여전히 내 이야기를 적어 내려갔다.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를 배경 삼아 걸으며 글쓰기의 세계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에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에서도 글을 쓰다가 결국 내가 내려야 할 층을 지나쳐버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마저도 불편하지 않았다. 나를 사로잡은 글쓰기의 즐거움은 이런 작은 실수를 무색하게 만들 만큼 깊었다.

마음이 웃는다.


날씨는 맑았고,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의 청량함이 느껴졌다. 찬 공기는 상쾌했고, 바람이 많지 않아 오늘은 특히 더 좋았다.


사무실에 도착해 내 자리 뒤로 보이는 창문으로 스치는 햇살을 바라보며, 나는 문득 깨달았다. 이 여정도, 이 순간도 모두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글쓰기는 삶의 무질서를 정돈하는 도구다.


혼란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브런치를 열면 나만의 질서가 생긴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도,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삶은 결국, 우리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오늘도 나는 출근길에서 깨달았다. 단조롭다고 느껴지는 시간도,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순간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삶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순간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 '나의 마음이 글로 피어나는 시간' 신청은 아래 링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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