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적 기법은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연극코칭(Play Coaching)이란 연극적 개념과 기법을 활용한 코칭이다. 즉 '초목표', '메소드 연기', '이중적 현존' 개념과 '희곡 창작 기법', '무대 연출 기법', '배우의 연기 기법', '작품을 매개로 한 관객과의 소통 기법'을 활용한 코칭이다.
연극코칭에 활용되는 연극적 기법을 살펴본다. 연극적 기법은 '연극적 요소를 연극 공연에 적용하는 기술 및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극적 기법은 연극적 요소와 직결된다. 연극적 요소 역시 연극적 개념처럼 매우 다양하며 몇 가지로 제한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희곡, 무대, 배우, 관객을 연극의 4요소라고 한다. 따라서 연극적 기법이란 희곡, 무대, 배우, 관객을 연극 공연에 적용하는 기술 및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희곡은 극작을 통해 적용되고, 무대는 연출을 통해 적용되며, 배우는 연기를 통해서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관객은 연극이라는 공연을 매개로 하여 소통하는 대상으로 적용된다. 이렇듯 연극의 4요소가 갖는 역할과 의미에 초점을 두고 각각 극작, 연출, 연기, 소통으로 연결하여 정의할 수 있다. 연극코칭에서 말하는 연극적 기법은 '희곡 창작 기법, 무대 연출 기법, 배우의 연기 기법, 작품을 매개로 관객과 소통하는 기법’을 뜻한다.
연극코칭(Play Coaching)은 인생이 연극이요, 연극이 인생이라고 은유한다. 세상이 무대고, 무대가 세상이다. 따라서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이 관객이다. 나를 보는(觀) 내가 아닌 모든 사람(客)이다. 관객(觀客)을 뜻하는 오디언스(audience)는 아우디레(audire), '경청하다’는 뜻의 라틴어로부터 나왔다. 오디오(audio), 오디션(audition), 오디토리움(auditorium)도 어원이 같다. 관객은 나를 보고, 나를 듣는 사람이다.
때때로 관객은 배우가 되기도 한다. 실제 연극에서도 객석의 관객을 무대 위로 끌어들이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세상'이라는 무대의 관객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연극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때 관객은 더 이상 관객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관객은 우리의 상대 배우이자 조연으로 깊숙이 개입한다. 토론연극(Forum Theater)으로 잘 알려진 아우구스또 보알(Augusto Boal)은 '관객-배우(Spect-Actor)'라는 개념으로 이와 같은 관객의 위상 변화를 설명했다. 관객-배우는 말 그대로 관객이면서 동시에 배우 역할을 하는 존재다. 관객을 단지 공연을 보고 듣기만 하는 구경꾼으로 보지 않고,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로 본다. 우리 또한 관객의 관객이자 조연 배우다.
관객은 주인공을 누구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누가 주연 배우이냐에 따라 누가 관객인지 결정된다. 관점에 따라 우리는 주연 배우이자 관객이며 조연이다. 연극코칭에서는 모든 개인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보고, 자기 '인생'이라는 연극의 작가이자 배우이자 감독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누가 관객인지 궁금하다면 누구를 주인공으로 설정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누가 관객이냐는 질문은 누가 주인공이냐는 질문과 같다. 인생의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되고 싶다면, 인생의 손님이 아니라 주인이 되고 싶다면, 자신이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과정 모델은 아래 그림과 같다.
연극에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도 결코 소통의 기본적인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 과정 모델을 연극에 적용하면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연극은 제작자와 관객을 잇는 매체다. '관객과의 소통 기법'은 '연극'이라는 공연을 매개로 하여 관객과 소통하는 기법이다.
'관객과의 소통 기법'은 작품의 초목표를 명확히 하고, 관객에게 상연될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초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장면을 제작하는 기술 및 방법으로 정의한다. 이것을 인생에 적용해보면, '인생의 초목표를 명확히 하고, 나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보여줄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인생초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장면을 제작하는 기술 및 방법'이다.
인생초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은, '인생이 연극이라면 생각해 볼 것들(1) 초목표'에서 살펴봤다. 나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보여줄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은, '인생이 연극이라면 생각해 볼 것들(1) 초목표'와 '연극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연극의 4요소(1)~(3) 희곡, 무대, 배우'에서 다뤘다. 인생초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장면을 제작하는 기술 및 방법은 '인생이 연극이라면 생각해 볼 것들(2) 메소드연기'로 정리했다.
연극의 3요소는 연극의 4요소에서 무대를 뺀 희곡, 배우, 관객이라고 했다. 그럼 억지로 연극의 2요소를 꼽으라면 무엇을 빼야 할까?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즉흥극'이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결국 희곡이 빠지고 배우와 관객이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객이 없는 연극은 어떨까? 만약 실제로 공연을 해야 하는데 단 한 명의 관객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공연을 취소해야 할까?
배우는 왜 연기하고,
연극은 왜 상연되는가?
우리는 왜 매일 무언가를 하고,
인생은 왜 계속되는가?
인생이 연극이요, 연극이 인생이라고 은유하면 두 질문은 결국 같은 것을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관객은 질문의 답을 찾는데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배우만큼 중요하다. 우리가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유도 관객이 있기 때문이다. 조연이 없는 주연은 있을 수 없다. 관객이 없는 공연은 상연되기 어렵고, 혼자 존재하는 세상도 상상하기 힘들다. 지금 우리 곁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한 관객이며, 빛나는 조연이다.
* 연극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연극의 4요소(1) 희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