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 초등학교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래도 국제중에 입학시키고 싶은가?
다시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국제중학교에 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훨씬 지배적입니다.
왜냐하면, 전교생 100%는 아닐지라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성적에 관계없이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자긍심을 느끼고 행복해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둘째 아들도 성적은 꽤나 낮고 영어 수업에도 잘 못 따라가는 편이지만 학교 친구들이 좋고 도와주는 친구들도 많아 학교에 가는 게 즐겁다고 말합니다.
이제 큰 아이는 중학교 3학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둘째 아이는 1학년이 또 몇 달 남지 않았고. 이 두 아이의 현재 목표는 다릅니다. 큰아이는 이제 자기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 둘째 아이는 국제중에 적응하기입니다.
가끔 생각해봅니다. 시간을 되돌려 국제중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어떤 점이 좋았을까?
아마도 이런 점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1. 아침에 온 가족이 조금 더 잘 수 있다.
집 앞 학교가 아니라 어쩔 수 없습니다. 서울에서는 집 근처가 아니면 어딜 가도 1시간이니 일찍 일어나야 하니 말이다. 아이들이 안쓰러울 때가 많습니다.
2. 집에서 교육비가 더 적게 지출되었을 것이다.
3. 아침마다 차로 태워다 줘야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4. 느긋하게 가족들과 아침을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5.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많이 놀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더 가졌을 것이다.
6. 집 앞 중학교에서 성적이 좋지않은 경우라도 큰 부담 없이 학교 생활을 했을 것이다.
7. 엄마 아빠도 그리 고민 없이 아이들을 키웠을 것이다.
8. 아이들은 초등학교의 연장선상에서 가족들과 함께 노는 시간이 많았을 것이다.
이건 정말로 "만약에~"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교육비와 느긋한 아침시간을 빼고는 나아지지 않았을 수도 있고, 진짜로 행복한 일상을 즐겼을까? 상상을 해봅니다. 집 앞 중학교는 경쟁이 없을까? 일반 중학교에서는 숙제와 공부에 대한 아이들의 부담감은 없을까?
아닙니다. 모두 있습니다. 어디에 있건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부담감, 걱정은 모두 있을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우리 큰 녀석과의 요즘 대화로 판단해보면 정말 운 좋은 선택을 받았지만 국제중에 입학을 시도했던 것은 정말로 잘한 일이었습니다. 나도 우리 아이가 자랑스럽습니다.
학교 아이들 이야기로 돌아가서, 입학 초기에 들은 이야기로 학교 앞 서점이건 분식집이건 주변 분들이 말씀해 주시는 것 중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여기 국제중에 다니는 아이들은 모두 표정이 밝고 학교를 아주 재미있게 다니는 게 느껴진다고.. 그래서인지 여기는 성적이 꼴찌인 학생도 전학은 생각에도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흔히 말하는 왕따도 없고 성적이 좋은 아이와 안 좋은 아이 구분 없이 모두 잘 어울려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는 공부는 좀 안 해도 게임은 잘해~ , 저 친구는 운동을 잘해~ 이렇게 말이죠.
간혹 전학을 선택한 경우는 부모님이 기대했던 아이 성적에 실망해서 전학시킬 결심을 한 경우, 집이 이사를 가서 너무 통학에 힘이 들어 어쩔 수 없이 전학을 가야 하는 경우 등이 있는데 그리 흔치 않은 일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아이들과 가족들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되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