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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미 Aug 13. 2024

도쿄

(너라는 묘목) 너와의 사춘기가 시작되었다

20년 전, 

가장 불안한 청춘을 보낸 도시



도쿄.



익숙하지 않은 일본어로

자신을 드러내고, 지키기도 해야 했던 

그 시절



엄마는 무서운 것 없었다.



그 두려움 없던 그 시절이 

그 동안 

잊혀졌다. 



아이는 엄마에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두려움 없던 사람이 

세상이 왜 이렇게 무섭게 느껴졌을까.



보석 같은 아이를 만나

그것을 지키려고만 하다보니

엄마는 어느 새 겁쟁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엄마는 자신의 보석 같은 아이를 데리고

겁 없던 자신의 청춘 안으로 들어갔다.



곳곳에서 보이는 

자신의 청춘이

반갑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다.



불안했던 청춘을 살아낸 엄마의 모습을 아이가 느끼고,

자신의 불안한 사춘기도 

담담히 잘 넘기기를 바랐다.



아이가

엄마의 청춘의 모퉁이를 돌아 

자신의 청춘으로 잘 들어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청춘을 느끼기보다는

다이소

문방구

우동

열쇠고리 

가챠샵

편의점에 쏙 빠졌다. 



서로의 목적은 달랐지만...



어느새

나란히 걸으며 나눈 대화에는 가시가 빠져 있고,

아이와 엄마는 손을 잡고 있었다.



아이와 엄마가 나란히 걸으면서도

다시 서로를 마주 볼 수 있게 된

공간,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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