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세미 Aug 20. 2024

씨름

(예쁘게 거리두기) 이해하고 싶어...

엄마와 아이는 

매일매일 

씨름을 한다.



엄마는 코치였고, 

아이는 선수였다.



어느새

엄마와 아이가 

선수 대 선수로

씨름판 위에 섰다.



엄마가 샅바를 매고 들어와

아이에게 샅바를 매 줄 수 있다면,

그나마...

아이를 존중하는 엄마일 것 같다.



엄마는 아이의 샅바를 움켜 잡기도 전에

자신이 

아이의 모든 데이터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기도 하고,

사뿐히 내려놓기도 하고,

패대기치기도 한다.



엄마는 자신이 선수로서 

상대 선수인 아이를 

이기기 위한 마음이 앞서기보다는



아이가 씨름판 밖 

세상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인정받는 아이를 

훈련한다는 마음으로 

아이의 샅바를 잡았다. 



어느 날부터

아이는 엄마의 샅바가 눈에 들어오고

자신의 샅바를 고쳐 맨다.



그리고 아이도 엄마의 샅바를 힘껏 움켜 잡는다.



순식간에 본능적으로 아이는 엄마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읽어낸다.



엄마가 매일 들려주던 

레퍼토리의 잔소리는 

모두 읽히는데,

'사랑해'라는 데이터는 

찾지 못한다. 



'사랑해'라는 데이터는 아이가 읽어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보여주어야 하는 데이터다.



아이는

자신의 응원단 맨 앞에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이는 이제 

엄마가 아이를 믿고

자신의 씨름판에서 

엄마가 내려가 주었으면 한다. 



아이에 대한 데이터는 

엄마가 아이의 씨름판을 벗어날 때

제대로 보일 것이다. 



사춘기가 그것을 알려준다. 





이전 10화 도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