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묘목) 너와의 사춘기가 시작되었다
20년 전,
가장 불안한 청춘을 보낸 도시
도쿄.
익숙하지 않은 일본어로
자신을 드러내고, 지키기도 해야 했던
그 시절
엄마는 무서운 것 없었다.
그 두려움 없던 그 시절이
그 동안
잊혀졌다.
아이는 엄마에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두려움 없던 사람이
세상이 왜 이렇게 무섭게 느껴졌을까.
보석 같은 아이를 만나
그것을 지키려고만 하다보니
엄마는 어느 새 겁쟁이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엄마는 자신의 보석 같은 아이를 데리고
겁 없던 자신의 청춘 안으로 들어갔다.
곳곳에서 보이는
자신의 청춘이
반갑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다.
불안했던 청춘을 살아낸 엄마의 모습을 아이가 느끼고,
자신의 불안한 사춘기도
담담히 잘 넘기기를 바랐다.
아이가
엄마의 청춘의 모퉁이를 돌아
자신의 청춘으로 잘 들어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이는 엄마의 청춘을 느끼기보다는
다이소
문방구
우동
열쇠고리
가챠샵
편의점에 쏙 빠졌다.
서로의 목적은 달랐지만...
어느새
나란히 걸으며 나눈 대화에는 가시가 빠져 있고,
아이와 엄마는 손을 잡고 있었다.
아이와 엄마가 나란히 걸으면서도
다시 서로를 마주 볼 수 있게 된
공간,
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