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십 대의 연예인 건가요
요즘 십 대들은 온라인으로 사람을 사귀고 카톡으로 대화를 하다 카톡으로 결별을 한다.
학생들이 나에게 자신의 연애 상담을 하러 오면 나는 성 교육자의 모드로 변해서 그 아이에게 여러 가지 당부를 하는데 대부분 그 당부가 소용없을 만큼 그들의 연애의 실제는 별것이 없다.
인스타로 교류하고 디엠을 보내 소통하다 전화를 하고 카톡을 나누고 그러다 어느 순간 우린 안 맞으니 이별하자 하고 이별을 선언한다.
내가 걱정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빠르게 소통하다 빠르게 결별한다. 실제로 만나기도 전에 헤어지는 것도 연애는 연애니? 하고 물어보고 싶지만 그 아이는 진지하니 그런 실례되는 질문을 할 수는 없다.
요즘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이 나이에 십 대들과 같은 연애를 하는구나.
그런데 서로의 낮과 밤이 다르고 물리적인 거리가 존재하며 실제로 만나서 교류하지 않아도 , 나도 그도 진지하다. 어떤 부분에서 그는 소년 같고 나는 소녀 같은 점이 있다. 이 나이에 이 상황에 나의 소녀 같은 점을 들키는 건 어쩌면 치부일지도 모른다. 주책바가지 일 수 도 있고. 그런데 나는 이 관계가 왜 그런지 너무나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거리가 멀어도 아주 가까이 느끼며 서로를 사로잡을 수 있고 가까이 살을 맞대고 살아도 아주 먼 거리가 생겨 이해하고 이해받지 못한 채로 그저 살아갈 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란 그런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그 어떤 학생이 와서 고민을 토로할지라도 절대로 웃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