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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안의 도박장-3(완)

어떻게 할 것인가

by 소소인

A가 되지 않기 위해, A가 돌아오기 위해


A는 가상의 학생이지만, 우리 주변에 A를 닮은 학생들은 얼마든지 있다. 이들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학교에서 도박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주길 기대할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휴대폰을 일일이 검사하도록 해야 할까? 이것이 매우 복잡한 문제임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기기가 아니다. 그것은 개인의 사생활이 통째로 저장된 일상 기록장이다. 자칫하면 심각한 사생활 침해 문제로 비화 될 수 있다.


물론 학교에서도 온라인 도박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하고, 학생들에게 주의도 준다. 그리고 관련 사례가 적발되면 강력하게 처벌도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돈에 대한 어른들의 탐욕이 스마트폰을 타고 교실에 침범하면서 일어난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먼저다. 결국 이 문제의 해결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도박 사이트들의 운영을 막고, 적발되면 강하게 처벌하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한다. 학생들을 지적하기 전에, 그들에게 도박을 쥐여준 어른들의 세계를 돌아보는 것이 먼저다. 사이트가 없었다면, A는 기껏해야 퍽치기나 하고 말았을 것이다.


부모님은 자녀가 스마트폰을 가졌다면 언제든지 도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아무리 모범적인 학생이라 해도 그럴 수 있다. 학생이 갑자기 이유 없이 돈이 필요하다고 하거나 평소와 다르게 돈과 관련해서 짜증을 마구 낸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도박 빚을 부모님이 대신 갚아주는 것은 자녀에게 도박장의 입장권을 끊어주는 것과 같다. 빚을 갚아주게 되면 학생은 도박 문제가 전부 해결되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도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제해 줌으로써 도박이 큰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이것은 곧 또 다른, 그리고 더 큰 도박을 야기할 수 있다.

빚을 유예하던, 아르바이트를 하게 하던 그 돈을 스스로 갚게 해야 돈을 벌기 위한 땀의 대가를 알게 되고, 빚을 진다는 행위의 의미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도박의 올가미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입시를 위해 도박 빚을 갚아주면, 학생은 삶 전체를 망칠 수 있다.


온라인 도박은 돈을 욕망하며 부르는 사기꾼들의 노랫소리다. 그들과의 싸움은 끝이 없을 것이다. 도박 문제에 있어 학교는 늘 싸움 중이며, 여기에는 사회와 가정이 모두 적극적인 지원군으로서 뛰어들어야 한다. 도박은 스마트폰에 실린 디지털 기술이 학교에 가져온 새로운 전쟁터다. 그 전쟁은 오늘도 학생들의 손바닥 어딘가에서 시작되려 하고 있다.


학교는 지금 돈을 향한 무한대의 욕망 앞에 있다. 그 손아귀가 A에게 닿지 않도록 할 방법을, 학교를 둘러싼 모두가 함께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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