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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엽형 Nov 14. 2019

술자리 관련 썰(1)

술 먹고 기억 안나서 10000원씀 & 일어나보니까 옷이 없어짐 

자 앞으로의 썰들은 내 이야기인지, 내 친구의 이야기인지 밝히지 않을 겁니다. A군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아 성별정도는 말해줄게.


 A군은 조금 활발한 성격이라서 학교 입학하고, 술자리 몇번을 경험하고는 진짜 술자리가 사랑스러웠는지, 천국으로 보였는지, ‘3월 동안 술을 안마신 날이 10일은 될까’ 싶을 정도로 술자리를 매일 찾아다녔어. 사실 신입생 3월달에는 그렇게 찾지않아도 갈 술자리가 매우 많기때문에, 진짜 갈 수 있는 술자리란 술자리는 다 다녔지. 그런데 뭐 이렇게 술을 즐겁고 미쳐날뛰는 수준으로 먹고 다니는데, 매일 적당히 취하고 집에 들어갔겠니? 당연히 안 취한 날보다 만취한 날이 더 많았지. 만취하고 어느새 깨어보면 집이고, 다음날 머리는 깨질 것 같은데, 오전 수업있고, 그러니까 수업 들으러 가서 자고, 다시 오후되면 몸이 슬슬 깨면서 술자리 찾아다니는 생활을 반복했어.(그런데 실제로 이러는 사람이 꽤 많아. YOLO라이프의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사는데, 초반에는 만취하고 그냥 집가도 아무일 없었는데, 어느날 술먹고 일어났는데, 한 동기님의 카톡이 엄청 와있는거야. ‘집은 잘 들어갔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웃겼다’. 심지어 이 카톡이 어제 술을 같이 마신 친구의 카톡이면 이해를 할 수가 있는 상황인데, 심지어 어제 같이 술도 안마신 동기님이었어. 그래서 의아해서 핸드폰을 뒤져보니까 어제 통화기록에 30분이나 통화를 한거야. 진짜 통화한거 하나도 기억안났나봐. 그런데, 30분이나 무슨 내용을 전화했는지도 모르고, 괜히 집에 있는 애 30분이나 헛소리 듣게한 것도 미안할 거 아니야. 그래서 그 친구한테 어제 전화해서 무슨 이야기했냐고 계속 추궁했는데, 그 친구는 웃기만 하고, 말은 안해주고. 그래서 A 군이 일단 술주정 미안하니까 밥을 사준다고 했대. 그래서 밥을 먹으면서, 겨우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는 별거 아니었대. 그냥 진짜 술주정. 그 헛소리하기. 그 동기님이 전에 다니던 학교가 있는데, 그 학교 얘기하다가, 갑자기 진짜 원하는 대학이 있으면 한번 더 공부해도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하다가, 갑자기 내려야겠다고 얘기하다가. 이건 뭐 의식의 흐름도 아니고, 무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얘기를 해버린 거지. 그런데 진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듣기 전까지는 ‘자기가 무슨 얘기를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뇌를 풀가동해서 별의 별 걱정이 다 났대. 결국 저 쓸모없는 얘기를 듣기까지 친구 밥값 10000원 이상이랑 몇시간 동안의 고민을 한거지. 아 그 동기님이랑은 더 친하게 지내게됐나? 지금까지 둘이 연락 잘 하는 걸로 봐서 둘이 친한 건 맞는데 저거때문에 더 친해진 건 모르겠다~


 저 기억안나는 상황에서 친구의 웃음은 진짜 자신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주는 것 같아. 별의 별 이상한 생각이 다 났대. 너도 언젠가는 너의 상상력을 극대화시켜볼 날이 있겠지? 그 때 해결책이 마땅히 안떠오르면 나한테 물어봐. 같이 고민은 모르겠고, 놀려는 줄 수 있어.ㅎㅎ


 **  너 PPT는 꼭 할 줄 알아야된다. 공대생이라고, PPT 못 만드는거 진짜 별로야. 나한테라도 배워. 친절하게 알려주도록 해볼게. 물론 디자인이 중요한건 아닌데, 적어도 너의 의견이 사람들한테 잘 전해지도록은 할 줄 알아야되니까. 난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대학생때 PPT 잘 만들면 조금 기분 좋아져. 친구들이 칭찬 많이해주거든. ㅎㅎ 아 잡소리가 길었다. 그럼 얘기를 시작해볼까.
 
 

 자기 물건을 두고 가는 사람. 이것도 진짜 흔한 술버릇인데, 앞에서 말 안한 것 같아. 이게 진짜 웃겨. 저번이랑 다른 사람인데 그렇다고 B, C, 이렇게 나아가면 내 친구들의 수가 알파벳 26개에 다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복잡해지고 너도 알아보기 힘들테니까, 그냥 A라고 할게. 아무튼 이 A는 상습범이야 아주. 어느날 이제 하루 단체 술자리였어. B는 그날 친한 친구가 좋은 일이 생겨서, 다른 술자리에서 술에 살짝 취한 채로 이제 단체 술자리에 합류했어. 그 단체 술자리 사람들도 술을 먼저 마시고 있었어서, 이제 B가 도착한 김에 2차?였나 3차로 옮겼어. 그정도면 단체 사람들이나, B나 둘 다 느낌있게 취했겠지? 그래서 새로운 장소에서 또 마시다가 다들 꽤 많이 취했었어. A가 특히 조금 취했었지. 감왔지? 그치 오늘은 A가 사고를 칩니다. A가 사라졌어. 그 날 그 테이블 사람들이 다들 조금 많이 취했는지, 토론을 하는데, 이게 토론을 하는건지 진짜 싸우는건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격하게 얘기했거든. 또 경영학과생답게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해서 토론한건 아니고, 그냥 게임에 대해서 열심히 토론했던 것 같아. 그 E스포츠라고 프로게임판에 대해서 열심히 토론했는데, 그러다가 A가 사라진거야. 너무 웃기지않아? 그 A가 왜 사라졌는지 사라진 심리에 대해서 한번 고민해볼까? 나도 모르지. 그냥 취했으니까 화장실 갔다가 나갔다가 집에 갔나? 돈이 없었나? 흠 아무튼 사라졌어. 그런데 웃긴건 옷이랑 핸드폰을 놓고간거야. 더 웃긴건 뭔지 알아? 가방은 들고갔어. 그때 초겨울 가을 끝 무렵이었는데, 아니 겉 옷을 두고 가면 추워서 술깨서 다시 돌아올거 같은데, 그렇지 않더라고. 그래서 결국 그 옷이랑 핸드폰을 B가 챙겨갑니다. 근데 알고보니까 B도 그 때 살짝 만취상태였던거야. 다음날 B가 일어났는데, 의자에 처음 본 옷이 걸려있더래. 그런데, 어찌어찌 그 옷이 누구꺼인지 기억해낸거야. 그래서 일어나서 카톡으로 단톡에 “A옷 왜 나한테 있냐...”이랬는데, 답장이 없길래, A한테 갠톡으로 “A형 옷 ㅋㅋㅋㅋㅋㅋ”이렇게 카톡을 보냈대. 근데 A가 칼답쟁이인데 당연히 답장이 없었겠지. 그래서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다가 그냥 학교갈 준비를 하고 2교시 수업을 가려고 코트를 입고 딱 출발했는데, 코트안에 핸드폰이 두개더래. ‘이게 뭐지?’하고 보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설마 하고 A한테 전화를 해봤는데, 그게 A의 핸드폰인거야. 그래서 결국 학교가서 한참을 헤메서 찾고, 겨우 돌려주고, 진짜 별 짓을 다했대. 남이 두고 간걸 챙겨준게 만취상태였다니...너무 신기하지 않아? 착해서 본능적으로 챙긴걸까, 이득이네, 하고 팔려고 했던걸까? ㅎㅎㅎ 너의 상상에 맡깁니다~


 제발 뭘 두고다니진말자. 진짜 내친구는 지갑 자주 잃어버리는데, 잃어버리면, 카드 분실신청, 재발급 신청, 민증 재발급신청, 거기다가 아까운 내돈. 진짜 개고생이래....거기다 핸드폰 잃어버렸다고 생각해봐. 얼마나 앞이 깜깜해.진짜 술자리에서도 중요하지만, 술자리에서의 흥때문에 다음날 일상이 망쳐지면 안타깝잖아. 그러니까! 다른건 괜찮아도, 절대 뭘 두고다니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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