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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엽형 Nov 14. 2019

술자리 관련 썰(2)

헛소리

 아흠 오늘은 조금 피곤해. 블록체인 기술, Smart Contract, P2P 서비스, 암호화폐 이거 다 공부하고, 신사업 아이디어를 또 짜내야 되는 게 공모전 주제라서 기획 관련 책을 한 권 읽느라, 너무 힘들다. 그러니까 혹시 나라도 내가 오늘 안 쓰고 넘어가도 이해해줄 거지? 농담입니다~. 근데 잠깐 여담으로 이제 네가 대학생이 되면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세대의 사람이 될 거야. 꼭 트렌디하게 옷을 입고 다닌다. 이런 개념이 아니라, 듣는 이야기도 달라질 거고, 그러면 이제 종종 생각해봐 작년의 최대 핫이슈는 무엇이었을까, 올해 최대 핫이슈는 무엇이었을까. 내년 최대 핫이슈는 무엇이 될까. 그런데 이건 이제 어느 업에 몸을 담고, 관심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서 관점이 달라지니까, 뭐 다른 사람이랑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문제! 정답은 없지만 이건 어느 정도 정답이 있는 것 같은데 작년 그러니까 2017년의 최대 핫이슈는 무엇이었을까요? 3가지만! 얘기해보세요~ 이건 다음 편지에서 내가 생각하는 답을 이야기해줄게. 


 흠 오늘 술버릇 썰은 헛소리인데... 음 이건 진짜 내가 살면서 있었던 술자리 중에 Top 3안에 들어갈 만큼 웃기거든? 그런데 이게 글로 그 웃김이 전달될지 모르겠다. 이제 술에 만취한 친구가 A고, 그 테이블에 선배 B, C가 있었고, D도 A랑 동기 이렇게 4명이서 술을 마시고 있었어. 큰 과 행사 후 뒤풀이라서 이제 단체 술자리였는데, 그 행사가 해오름제, 문선 이런 이름으로 불리는 행사인데, 이번 한 해 무탈하게 보내게 해달라고 우리 학교 뒷산의 산신령님께 제사 지내고, 전통술인 막걸리를 해 오를 때까지 마셔서 해오름 제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하는데, 그렇게 마시지는 않아도 3,4월에 막걸리를 되게 전투적으로 마시는 행사야. 3,4월에 이런 행사에서 신입생들이 진짜 미친 듯이 마시거든. 또 이때가 2학년들이 가장 잘 마시는데 1학년들이 가장 못 마시는 때이기도 하고, 그래서 아무튼 그날 그 테이블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엄청 마셨어. 그리고 1차가 끝날 때쯤, A가 갑자기 행동이 조금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갑자기 돌침대학개론을 펼치더니, 자기는 가끔 할머니 집에서 자는데 그게 땅바닥이 그리워서래. 땅바닥에서 자야지 사람이 좀 몸이 좋아지고 한다는 거야. 무슨 어르신이 할만한 말을 갓 20살 된 친구가 하고 있으니까 너무 웃겼어. 그리고 그렇게 말이 많은 친구가 아니었거든 술을 마시고 그 테이블이 거의 1시간 동안은 선배인 B, C가 계속 이야기 주도했었대. 그래도 ‘A가 술에 조금 취했는지, 입이 터서 와 이제 그냥 듣고 있어야겠다.’라고 생각했대. 그런데 이게 입이 트인 정도가 아닌 거야. 갑자기 그 친구 텐션이 엄청 올라가서, 갑자기 진짜 아무 말 대잔치를 했는데 그게 너무 웃겼던 거야. 그렇게 1차가 끝나고, B, C는 대충 1차 끝나고 집 갈라고 했었는데, A가 너무 웃겨서 바로 2차를 갔대. 그렇게 2차를 횟집으로 갔는데, 그 조용하던 A가 입이 풀려서 웃기다고 소문이 났는지 걔 주변에 인기가 폭발한 거야. 그래서 A가 여기서 진짜 엄청 웃겼어. 소문 듣고 온 그 단체 회장이 “야 술 같이 마시자~”이러면서 왔는데 당시 대화 상황 중계해줄게.
 A: 넌 뭐야 새끼야~

주변 애들: (빵 터짐)
 회장: (엄청 당황해서 이게 무슨 상황이지? 생각하다가) 나? 나 회장이다.
 A: 그래? 너 삼국지 읽어 봤어?

회장: 나 읽어 봤지..

A: 그래? 난 장비다 이 새끼야~

이러는 거야. 이게 당시 상황이 진짜 엄청 웃겨가지고 다 빵 터지고 회장은 얘는 뭔가 싶어서 한잔 먹고 도망가고. 당연히 눈치챘겠지만, A보다 회장이 나이가 더 많고 선배긴 해. 학번제, 나이 부심 이런 게 아니라도 이건 조금 당황스러울만한 상황이잖아. 너무 웃겼어. 그런데 이제 A가 너무 만취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아까 같은 테이블에서 자기들 챙겨준 B, C가 너무 고마운 거야. 그래서 갑자기 둘보고 “선배님들, 제가 밥 사드릴게요~” 그래서 B, C가 장난기가 돋아서, “어 그럼 우리 블랙스톤 사줘~” 이러니까, A가 “아무렴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 장비입니다~”이러는 거야. 이거 영상녹화 다하고. 이렇게 A는 1시간, 2시간을 더 헛소리를 떠들다가 맛이 갔어. 그렇게 그는 사명을 다하고 횟집 앞 벤치에서 누워있었고, 그 A는 2차에서 같은 테이블에 있던 E선배가 돌봐주다가 막차 태워 보내 줬다고 해... 참고로 저 위에 블랙스톤은 학교 주변에서 제일 비싼 음식점 중에 하나이고, A는 B, C한테 밥을 안 사주고, B, C가 A한테 고깃집 가서 고기 사줬다고 합니다~


 이게 그때의 웃김이 절반만이라도 전달이 되었나 모르겠네. 아무튼 아 이제 다시 공모전 일할 수 있겠다. 그래도 오늘은 편지 쓰는데 한 시간밖에 안 걸린 것 같다. 그럼 바빠서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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