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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ya Kang Feb 25. 2024

질문하지 않는 사람

질문이 없던 사람이 좋은 질문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았다. 그 원천은...

보통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엔 '질문'이 있다.

어떤 수업, 강연이든 Q&A시간, 즉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이 있기 마련이다.


자 그럼, 질문 있나요?

집중하는 눈과 함께"... 아니요."라고 나는 속으로 말한다.

나는 질문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질문이 뭔데 자꾸 하라는 거야?


글쓰기를 시작하고 한동안 '질문'이라는 것, '질문'이라는 행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글을 쓰다 보면 어차피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기 때문이다.


'질문'이라는 것만을 보았을 때 내가 어떤 사람이었고, 이 회사에 와 일을 시작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생각했다. 분명히 이 두 가지 스킬이 모두 무에서 유 수준으로 증가했는데, 나에게 하는 질문과, 남에게 하는 질문 둘 다 그랬다.



왜 질문하게 되었을까?


학생이던 때부터 쭈욱 최근까지, 나는 질문을 잘하지 않았다. 질문이 없었다는 것은 '당신의 의견에 모두 수긍해!' 거나, '당신의 말에 관심이 없어. 듣고 있지 않아.'의 두 표현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는 거의 모든 순간에 후자에 가까웠었구나 하는 자아성찰을 해본다.


이번 글을 쓰며 알게 된 '질문'에 대한 사실은, 나에게 하는 질문과 남에게 하는 질문이 서로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던진 질문에서 답이 나와 있어야 이를 기반으로 남에게도 질문할 수 있으며, 남에게 한 질문을 통해 얻은 정보를 나에게 질문으로 던졌을 때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간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어떤 것이 먼저이든 나의 관점이 필요하더라.


질문이 어려운 나. 비정상인가요?


누구나 잘 알지 못하는 주제에 대해 무언가를 물어보라고 한다면 바로 좋은 질문을 던지기는 아무래도 어렵다.


사실 나에게 하는 질문은 상대적으로 쉽다. 무언가를 계획하고 해 나갈 때, '왜 해야 하지?' '정확히 뭘 해야 하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를 고민해 보면 된다. 이런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통해 아주 간단한 답이라도 내려진다면, 그것은 나의 의견이 된다.


남에게 하는 질문은 좀 더 어렵다. 내가 그 주제에 대한 생각을 먼저 가지고 있었을 때 상대방이 한 말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질문을 위해서는, 나의 관점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에서 ’질문의 임팩트‘는 더 크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어떤 일을 진행할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가짓수는 정말 많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사업과 인원의 작은 규모 때문에 각 선택이 가져오는 임팩트가 크다. 여기서 말하는 임팩트는 규모적인 임팩트보다는 스타트업의 특성인 제한된 자원(시간 및 재원)때문에 발생하는 임팩트다. 때문에, 질문 없는 '관성적인 행위'의 임팩트는 크게, 그리고 보통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어떤 의견에 대해서도 '이게 잘 정돈된 의견인가?, ' '합리적인 판단인가?' 자신만의, 또는 회사의 가치에 비추어 질문해 나가야 하는데, 이게 태생적으로 잘 되는 사람이 있다. 내 동료가 그랬다.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고, 모든 것에 자신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쌓아두는 사람이었는데, 나는 그런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수용적이고, 이해의 폭이 넓은(살아가다 보니 이는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인 받아들여야 할 나의 성격이었다) 사람은 나의 관점을 만들면서 이 행위를 지속해야 더 발전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이 지난 나의 5년의 시간 동안 시작된 것 같다.


나의 관점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것. 정보의 습득과 시도


내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대상에 대한 나의 관점, 더 나아가서는 전반적인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야 질문을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떤 것이 나의 '관점 만들기'에 도움이 될까? 나는 정보의 습득과 시도가 그 일을 해주는 것을 경험했다.


회사에 다니며 수십 권의 책을 읽었다. 초기에는 정말 읽기 자체에 집중했다. 책을 꽤나 읽는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성인이 되어서 하는 독서는 또 다르게 다가왔다. 이제는 실제로 책에서 읽은 무언가를 내가 시도해 볼 수 있는 능력 또한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책에서의 간접 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만들며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게, "아, 이건 되는구나, " "아, 이건 안되는구나" 하며 나의 관점을 만들어갔다.


당연히 책뿐만이 아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사람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얻는 모든 것이 정보 습득의 소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읽기에서 그치면 안 된다. 이를 가지고 시도해 봐야 스스로 일종의 '답'을 내릴 수 있게 되어 어떤 질문이든 던질 수 있는 좋은 땅을 다질 수 있다.



좋은 질문을 하는 법은?


누군가는 좋은 질문, 질문 잘하는 법이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또 나쁜 질문은 없다고 한다.

나는 후자인 '나쁜 질문은 없다'쪽에 공감한다.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질문이 아니라면, 모든 질문은 던져 볼 만한 가치를 지닌다.

 

끊임없이 나에게, 남에게 질문하며, 변화해 가자. 일상에서도 스타트업에서도 다른 직장에서도, 깊은 질문이 더 좋은 가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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