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학교를 발칵 뒤집어놓은 방학숙제가 있었다.
정해진 한자를 800번씩 노트에 써오라는 숙제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 무의미하고
학대에 가까운 수준의 숙제가 아닌가?
나는 그 해 여름방학을 매일 아침 8시면 일어나
라디오를 들으며 손이 저릴 때까지 한자를 썼다.
그렇게 방학이 끝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썼고,
그때 배긴 굳은살이
아직도 내 오른손 중지 손가락에 자리하고 있다.
대망의 개학식날, 나는 위풍당당하게
몇 권이나 되는 한자노트를 들고 갔다.
얼른 다른 친구들과 방학 중의 손 저림을 공유하고
선생님께 칭찬을 받고 싶었다.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한자 숙제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했고, 해온 아이들은 전교에 단 7명뿐이었다.
그 7명에게는 노트 몇 권을 손에 쥐어줬을 뿐이다.
내 삶은 항상 그랬다.
중학교 한문 숙제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