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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엔이방인 김상엽 Feb 02. 2024

[올라 UN] 어서 와~ 싱가포르는 처음이지?

작은 섬나라에서 글로벌 리더까지

싱가포르,

작은 열대 섬나라 하나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글로벌 경제 강국으로 변모한 국가,

안보 강화, 부패 척결, 인적 자원 개발, 혁신적인 주택 정책 등을 통해 변모한 국가.


머 사실 싱가포르에 대해서는 우리 독자분들이 더 잘 아실 테고, 김지윤박사가 김지윤의 지식Play에서 자세히 다뤘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럼 내가 오늘 어떤 이야기를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유엔 회의장에서 알게 된 싱가포르 외교관 친구를 통해 유엔에서 배운 싱가포르,

그 유엔 경험담 이야기를 하면 잘했다고 소문이 나겠지?


말라야 연방은 1957.9.17. 유엔에 가입했다. 1963.9.16. 싱가포르, 사바 (북 보르네오), 사라왁이 연방에 가입하면서 말레이시아로 이름이 바뀌었다. 싱가포르는 1965.8.9. 독립국이 되었고, 1965.9.21. 유엔 회원국이 되었다.


여기서 잠깐!

1인당 실질 GDP 8만 미불(2022년 기준, 세계은행)인 싱가포르는...

OECD 회원국일까? 아니면 개발도상국(G77+China) 회원국일까?

주유엔 싱가포르대표부 건물에는 싱가포르국기와 아세안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유엔총회 예산위원회(193개 회원국이 모여 유엔예산 및 행정 사안에 대한 협상 진행)에서 회의를 하다 친해진 싱가포르 외교관 친구(그 친구는 커리어 외교관이 아니었고, 타부처에서 예산위원회 협상을 위해 파견 나왔다고 한다.)가 있었는데, 12월 어느 날 협상 쉬는 시간에 커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다, 나는 문득 싱가포르의 대해 궁금해 있는 한편, 그는 오히려 내가 중남미 칠레 대표단이 된 스토리가 궁금했었다고 한다.


나 : 내 질문들이 조금 sensitive 할 수도 있는데, 대표단으로서 질문하는 게 아니라 친구로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 이해해 주길 바라. 독립 이후 지역 및 국제사회에서의 싱가포르 입장이 무엇인지 궁금한데, 좀 더 설명을 해줄 수 있어?


그 : 응. 1965년 갑작스러운 독립을 맞이한 싱가포르는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것은 너도 알지? 부족한 천연자원, 말레이시아와의 분리 이후 취약한 경제 기반, 도시 국가의 미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예측이 지배적이었지. 그 당시 불확실성은 다양한 인구 구성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어.


나 : 아하. 그런 위협에 대응하여 초창기 싱가포르 인물들의 리더십 아래 국제적 정통성 확보와 국가 안보 강화라는 이중 전략을 추진한 것과 글로벌 외교의 필수성을 인식하고 (싱가포르는)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추구하고 달성함으로써 국제적 인정과 지원을 위한 결정적인 단계를 한 것까지는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럼 국가 군대의 부재는 어떻게 해결한 거야?


그 : 독립 당시 국가 군대의 부재는 고 켕 스위가 주도한 방위 능력 개발이 필요했었지. 내무 및 방위 책임을 하나의 부처로 통합한 것은 이러한 노력의 긴급성을 강조하며 탄탄한 방위 기반을 마련한 것이었어. 그 이후 경제 생존의 가혹한 현실에 직면했는데, 우리 앞 세대들은 전략적 지리적 위치를 활용하여 산업화를 향해 나아갔고, 국민들에게 끊임없는 학습 문화를 강조했으며, 그 교육을 바탕으로 무역, 금융 및 해운의 글로벌 허브로 변모시켰어.


나 : 너의 대표단을 보더라도 다민족 사회, 유엔을 보는 듯한데, 어때? 그리고 싱가포르가 ASEAN 및 유엔 회원국을 추구한 전략적 결정에 대해 궁금한데, 이야기 좀 해줘.


그 : (싱가포르) 전략의 핵심은 다민족 사회를 형성하는 것이었어. 인종 조화와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포괄적 정책을 통해, 경제 및 군사적 회복력에 필수적인 사회적 구조를 강화하려고 노력했지. 그리고 ASEAN 및 유엔 회원국 전략에 대해서는 지역 및 국제적 안보 우려를 집단행동과 국제 협력을 통해서만 효과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는 명확한 인식이 있었는데, ASEAN 회원국으로서 우리는 지역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받아 집단 안보 조치 및 경제 협력에 기여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었고, 유사하게 유엔 회원국은 (싱가포르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권을 주장하고 국제 논의에 참여하며 국제법 및 안보 정책 형성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지.


나 : 싱가포르가 사용한 전략적 접근 방식을 어느 정도 이해했어.


나 :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예를 들어, 국제적 인정과 다자간 외교의 중요성 인식면에서 싱가포르는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및 ASEAN과 같은 지역 단체의 회원국이 되어 글로벌 및 지역적 차원에서의 인정과 협력을 추구했고,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싱가포르는)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국제법 및 규범 형성에 기여하며, 평화 유지와 경제 발전을 위한 국제 협력에 참여했지. 그리고 경제 다각화와 개방 경제 전략면에서는 (싱가포르가) 천연자원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위치를 활용하여 국제 무역, 금융, 고급 제조업 등 다양한 경제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경제를 다각화했고, 이는 외국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자유 무역을 촉진하는 정책을 통해 실현되었지.


그 : 어째 나보다 더 잘 설명하냐?


나 : 그야, 너희 나라가 궁금해서 공부 좀 했지. 하하하. 다민족, 다문화 사회인 싱가포르는 인종 간 조화와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교육, 주거, 고용 정책 등에서 평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고 알고 있는데, 이러한 접근은 사회적 안정과 국가 정체성 강화에 기여했다고 보아도 무방할까? 싱가포르는 강력한 국방력 구축을 통해 국가의 주권과 안보를 확실하게 보호했고, 이는 첨단 기술의 도입, 병역 의무의 실시, 국제적인 군사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지. 맞지? 그럼 너희 국가 발전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 국제 환경에서 유사한 도전에 직면한 다른 국가들에게 다양한 교훈 혹은 영감을 제공해 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그 : 응. 유엔 대표단, 한 나라의 외교관으로서 타 국가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지만, 경제 개방과 외국 투자 유치를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국가면, 높은 교육 수준과 기술 발전에 투자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할 수 있고, 우리와 같이 다민족 국가는 사회적 조화와 경제 다각화에 있어 우리의 정책을 참조할 수 있겠지.


나 : 흐음... 그럼 중남미에서 안정적인 민주주의와 높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면 싱가포르처럼 교육과 친환경 기술에 투자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을 추구할 수 있겠군. 그리고 저기 아래 중미에 있는 한 국가는 운하를 통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고 있으나, 싱가포르와 같이 서비스 부문과 금융 산업의 발전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군.


그 : 역시, 칠레대표단이어서 중남미 사례에 바로 적용시키는군. 근데, 난 싱가포르에 대한 것보다 너에 대해 더 궁금한데.. 난 너를 한국인으로 알고 있고, 외국인으로 타 국가 외교부에서 유엔대표단 정책보좌관 역할을 맡는 너의 스토리가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어? 쉬는 시간 끝났나 보다. 회의 시작하네.


나 : 그래? 그럼 회의 끝나고 맥주 한 잔 할까?


그 : 좋아. 요 앞 The Perfect Pint로 가자.

유엔총회 예산위원회 결의안 협상 중

주유엔 싱가포르 대표단을 통해 배운 점은 국제 외교와 개발에 있어서 싱가포르의 Journey와 유엔 내에서 적극적인 역할은 유사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다른 국가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도 있으며, 도시국가의 역사와 현재 유엔에서의 활동은 작은 국가들이 글로벌 거버넌스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았다. 사실 싱가포르의 이야기는 비전 있는 리더십, 전략적 계획, 끊임없는 진보의 추구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유엔 내에서 모범적인 회원국이자 경험의 목소리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싱가포르는 강대국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이 아니라 다자간 협력을 통해 싱가포르와 같은 작은 국가들이 세계의 역학을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드러낸다. 또한, 무역을 넘어 그들의 외교와 국방 전략을 맞추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영향력 있는 외교 정책 관료제와 국방 외교에서 그 지역에서의 연합 훈련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https://brunch.co.kr/@sangyeobkim/97)


칠레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2014-15)으로 임기 활동할 당시 우리 (칠레) 안보리 대표단 멤버(https://brunch.co.kr/@sangyeobkim/77)로서 바라본 싱가포르는 군인과 경찰관을 유엔 평화유지활동에 투입하여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싱가포르의 의지를 보였으며, 평화유지활동 관련 유엔총회 예산위원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유엔 예산 관리 및 투명성을 위해 노력했다.


비동맹운동(NAM)과 77개국 정상회의(G77)는 개발도상국들이 그들의 염려를 표현하고 상호 관심 있는 문제들에 대해 협력하기 위한 플랫폼이며, 싱가포르는 G77의 매~우 적극적인 회원국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도전들을 극복하는 것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다른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력한다.


최근 2024.1.18.-22. 우간다 캄팔라에서 개최된 제19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와 77개국(G77)+중국 제3차 남방정상회의에 싱가포르 외교부 제2장관 모하맛 말리키 오스만 박사가 참석했다. 제19차 NAM 정상회의의 주제는 "공유된 글로벌 풍요를 위한 협력 심화"이며, 회원국들은 기후 변화와 식량 불안정과 같은 세계적인 관심사를 다루었고, 또한 국제법 유지, 집단적 도전에 대한 협력 심화, 다자간 체계 강화의 중요성에 대한 사안을 다뤘으며, G77+China의 제3남방정상회의의 주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위해"이며, G77의 회원국들과 중국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우간다 캄팔라에서 개최된 제19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

그래서 위 질문에 대한 답은 싱가포르는 개발도상국(G77+China) 회원국이다.


흐음... 머시라? 1인당 실질 GDP 8만 미불의 국가가 개발도상국 그룹 회원국이라고?


우린 ”왜? “라고 물음표를 던지면서 싱가포르가 국제사회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OECD 회원국 자격요건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2016년 제71차 유엔총회 예산위원회에서 유엔내부감사국 연례보고에 대한 싱가포르 성명(statement)을 첨부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Thank you, Madam Chair. Singapore aligns itself with the statement delivered by the Kingdom of Thailand on behalf of the G77 and China."


(The Perfect Pint에서)

나 : 이봐 친구. (싱가포르가) 경제적 성취와 높은 1인당 실질 GDP에도 불구하고 OECD 회원국이 아니며 개발도상국 그룹인 G77+China의 일원으로 남아 있는 이유가 여러 지정학적, 전략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좀 더 설명해 봐.


그 : (맥주 한 모금) 흐음. 맞아. 너도 알다시피 독특한 지정학적 위치, 경제적 전략, 국제적 역할 등을 들 수 있어. 우선 이 지역에서의 역할과 영향력은 우리가 글로벌 남북 분열의 양측과 협력하는 데 있어 상당히 중요해. G77+China와 같은 그룹에 참여함으로써 개발도상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이들 국가들과의 경제적 및 정치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 그리고 이는 우리가 국가 이익과 지역적 안정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돼.


나 : 그럼 너희 싱가포르는 다자간 외교에 큰 가치를 두며, 다양한 국제기구와 포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것도 그 하나의 이유겠네. 왜냐하면, 내가 유엔에서 겪은 싱가포르는 국제 사회에서 중재자 및 협력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보였고, G77+China와 같은 그룹 내에서 너희는 개발도상국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국제 경제 시스템 내에서 이들의 목소리를 강화해 온 것으로 알고 있어. 사실 OECD 회원국이 되는 것보다 이러한 포지셔닝이 (싱가포르의) 글로벌 리더십 전략과 더 잘 부합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나 : 그리고 예를 들어, 특정 무역 협정, 개발 지원, 기술 이전과 같은 분야에서 개발도상국으로서의 지위가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고, OECD 회원국이 되는 것은 이러한 혜택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 : 너의 의견에 대해선 debatable 그리고 further discussion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군.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우리가 개발도상국들과의 연대를 중시하며, G77+China와 같은 그룹에 참여함으로써 국제적인 발전 논의에서 더 폭넓은 관점을 대변할 수 있지. 그래서 국제 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행위자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어 왔고...


나 : 그럼 결론적으로, 너희가 OECD 회원국 자격을 추구하지 않는 결정은 단순히 경제적 성취를 넘어서는 복합적인 지정학적, 전략적 고려에 기반한 거고, 이는 싱가포르가 글로벌 남북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을 최적화하고, 국제적 협력과 지역적 안정성을 촉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되나?


그 : (웃으며) 난 너의 스토리가 궁금한데... 한 잔 하지?


(사진 출처: 개인소장, 유엔사무국홈페이지, 주유엔싱가포르대표부홈페이지, 우간다언론사)


Disclaimer - This post was prepared by Sang Yeob Kim in his personal capacity. The opinion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e author's own and do not reflect the view of his employer.


#국제기구 #해외취업 #유엔 #인턴 #영어 #스페인어 #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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