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ensus-Building
유엔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일은 마치 풍선이 팡팡 터지고, 아이들이 케이크는 언제 나오냐며 울먹이며 뛰어다니고, 절반의 아이들이 왜 왔는지 모르는 생일 파티를 정리하는 것과 비슷하다.
혼란스럽고 시끄럽고, 종종 감정적인 폭발이 휘몰아친다. 각자 원하는 게 다르고, 타협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반드시 한 명은 울면서 떼를 쓸 것이다. 국제법의 세계에서도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하나의 예술이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그 자체로 기적에 가깝다.
G77(개발도상국 그룹)과 함께했던 유엔 예산 협상은 그 모든 것을 보여줬는데, 130개국 이상의 연합체는 다양성 그 자체였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부터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거대 경제국까지, 우선순위는 제각각이었다.
G77+China(77그룹+중국)이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유엔 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1964년 설립된 정부 간 조직이다. 원래 77개국이었지만 현재 134개국이 참여하며, 경제 발전, 무역, 지속가능한 개발, 기후 변화 대응 등을 논의한다. 중국은 정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협력 파트너로 활동하며 재정적·외교적 지원을 제공한다. G77은 글로벌 경제 질서 개혁, 남남 협력 강화, 선진국의 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개발도상국의 공동 이익을 대변하는 중요한 국제 협의체로 기능한다. 한국은 1996년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면서 공식적으로 G77을 졸업했다. G77은 유엔본부에서 열린 연례 외교장관회의에서 이를 선언하며,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된 국가로 인정받았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유엔 및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개도국을 지원하는 국가로 입장이 바뀌었으며, 국제 개발 협력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하나의 공통된 방향을 공유하고 있었다.
글로벌 무대는 공평하지 않다. 그리고 국제법은 이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특별정치임무단(SPMs) 예산에 대한 입장을 통일하는 한 세션이 기억에 남는다. 국제기구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유엔에 들어가기 전 나에게 SPMs을 설명하자면, 이름부터 너무 추상적이라 마치 공상과학 소설의 한 줄거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많은 논란을 낳는 문제였다. 어떤 국가는 더 투명한 자원 배분을 원했고, 어떤 국가는 평화유지군의 안전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몇몇 국가는 국제 협상에서 늘 손해만 보는 것 같다는 불만을 터뜨렸다.
마치 두 팀이 서로 다른 스포츠를 하는 것 같았다. 한쪽은
"이 예산이 없으면 국가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며 생존을 이야기했다.
다른 한쪽은
"모든 달러는 반드시 정당화되어야 합니다."
며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 당시 나의 역할은 중재자와 조언자였으며, 한쪽에서는 SPMs을 개발 목표와 더 잘 통합해야 한다는 열정적인 주장이 나왔고, 다른 쪽에서는 관료적 개혁보다 평화유지군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그 협상에서 내가 활용한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우선, 아무도 반대할 수 없는 공통점을 찾는다. 이 경우, 그것은 안정성이었다. 아무리 부유한 국가라도 새로운 분쟁이 터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SPMs이 없으면 불안정이 커진다는 논리로 초점을 전환했다.
그리고 각자 승리를 선언할 수 있도록 만든다. 부유한 국가들은 재정 감시 강화를 원했다. G77은 더 많은 자원 확보를 원했다. 최종 결과? 예산 증액은 이루어졌지만, 보다 엄격한 회계 기준이 추가되었다. 결국 양쪽 모두 우리가 얻어낸 성과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타협안이 탄생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활용한다. 교착 상태를 논리로 깨려 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그냥 피로가 해결해 준다. 사흘째 협상이 진행되자, 가장 완고한 대표들도 지쳐갔다. 첫날에는 절대 불가능했던 협상안이, 마지막 날엔 흐음… 괜찮네…라고 하는 순간이 온다.
혼란 속에서 합의를 이루는 법. 그럼 최종 결과는 어땠을까?
G77 국가들은 ‘우리는 충분히 얻지 못했다’라고 생각했다.
부유한 국가들은 ‘우리가 너무 많이 양보했다’라고 생각했다.
즉, 모두가 불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 점이 바로 외교의 핵심이다.
완벽한 승자도 없지만, 완벽한 패자도 없는 협상. 그것이 국제법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결국 우리가 제시한 통일된 입장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일관성 있었고, 존중을 얻기에 충분했다. 이것이 국제법 틀 속에서 합의를 이루는 방식으로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 함께 나아가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점이야말로 외교의 본질이고, 우리가 계속해서 이 시스템을 유지하는 이유다.
06 <유엔에서는 모두가 평등한가?>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