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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명상, 특별한 게 아니에요.

by Slowlifer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든 잠재워보고자

명상을 시작했다.


유튜브 명상 가이드를 틀어놓고

혼자 명상을 하자니

이게 맞나 싶고 집중도 잘 되지 않는다.


명상을 좀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

이리저리 찾아보다

명상지도자 과정을 등록해서 배우고 있다.


이번 주는 명상업을 실제로 하시는 분의

특강이 있었다.


특강을 통해 일상에서 적용 가능한 여러 가지

일상명상에 대하여 듣게 되었다.


먹기 명상, 비누 명상, 숲 명상 등.


듣고 있자니 평소에 내가 생각해 오던 것들도

충분히 명상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저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힐 수 있다면

그게 다 명상이 될 수 있었다.



명상이라 함은 가부좌를 틀고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부동의 자세를 유지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상에서

보다 캐주얼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명상을 할 수가 있었다.


특히 나는 식물을 돌보며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이게 명상이겠구나. 별 다른 게 없었다.


나는 식물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만져보고

물을 주고 상한 잎을 잘라주고

오염된 잎을 닦아주는 그 모든 행위가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고 느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런 잡생각이 일지 않았다.


오히려 부동의 자세로 가만히 앉아

의식을 호흡에 집중하려 하는 게

더 잡생각을 키우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누가 보기엔 정말 비생산적인 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식물을 돌보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내 마음을 쉽게 돌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마음을 함께하고 싶어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식물을 선물하고 싶어지나 보다.


모두가 집에서 작은 화분 하나로

그들의 불안을 조금이라도 잠재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거다.


나는 이걸 식물명상이라 부르기로 했다.


식물을 나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리고 알뜰살뜰 보살펴주는 거다.


자주자주 들여다봐주고

목이 마르진 않은지

춥진 않은지

너무 습하진 않은지

햇볕이 부족하지 않은지


그런 마음으로 나를 들여다봐주고

식물도 들여다봐주는 거다.


언젠가 내가 명상지도를 할 일이 생긴다면

나는 꼭 식물명상을 기획해 봐야겠다.


불안에 한번 크게 휘청 거려보니

이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싶어서


남들도 불안 없이 살았으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있으면 ,


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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