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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un 08. 2024

닿지 못할

하나 둘 떠나간 사람들의 조각이 든

꾹 닫힌 서랍장 위로 수북히 먼지가 쌓이고

아무 생각 없이 열어본 낡은 종잇조각들 위로

나의 다른 온도가 닿아


연락도 닿지 않는 네가 그저 걱정되는데

더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네

소소한 안부조차 전할 수 없고

어디론가 바삐 향하던 네 발걸음은 멈췄는데

나는 더이상 그 자리에 없네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렸고

이제는

나의 다른 온도가 닿지 못해


마지막 울분을 토해내고

휴대폰을 꺼버린 순간

나는 뒤를 돌았고

뜨거웠던 공기는 차게 식었어

약간의 온기가 남아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미약한 온기일 뿐

이제는

닿지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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