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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 Jun 07. 2024

서울

고독한 도시는 우릴 질투해

화려한 적막이 나를 잠식해

초록색 마을버스와

수많은 검정 오토바이들은

내가 걷는 이 길을 장악해

더이상 지도는 읽히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를 향해 계속해서 항해하는 이 외로운 항해사는

어느 숲속을 샅샅이 뒤져야 하나

새까만 밤을 넘어 그 숲 너머에 닿고 싶지만

우리는 이 도시에 갇혀 있잖아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은 어디론가 바삐 가는데

날카로운 바람 속의 정적이 우릴 끌어 안아

모든 것은 우연에 불과하고

느린 고요 속 누군가의 숨소리만이 가빠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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