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매일 운동하는 작가입니다

by Minimum

작가는 매일 글을 써야 하는데 저는 요즘 매일 운동을 합니다.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골프 연습을 하고 나면 하루가 훅 지나가 버립니다. 주부이니 집안일도 해야 하고, 작가이니 글도 써야 하고, 엄마, 아내, 딸, 며느리로서의 역할도 해야 하는데 말이죠. 여하간 저는 요즘 이렇게 일상의 가장 큰 부분을 운동하는 데 할애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 정체성에 대해 혼란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중년에 접어들며 피할 수 없는 나잇살 고민으로 2년 전 다이어트를 시작하며 운동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타고난 마이너스 운동신경에다가 책 보고 영화 보고 글 쓰고 사람들과 술 한 잔 하며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인도어 정적인 삶의 대표주자였던 제가 어쩌다 하루 일과 중 많은 시간을 운동을 하며 살게 되었는지, 문득 제 자신도 궁금해지더군요.

운동에 소질이 없다 보니 어떤 운동을 배워도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사실 자체가 주위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살 정도였으니까요. 코치가 아무리 자세히 설명하며 가르쳐주어도 몸으로 실현시키는 것이 어려웠고 발전 속도 또한 무지하게 더뎠습니다. 이 정도라면 운동을 그만두는 게 낫겠다 싶을 어떤 임계점에서 바닥을 치고서야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는 식으로 겨우겨우 성장해 온 것 같습니다. 러닝, 웨이트 트레이닝, 골프 모든 운동이 그랬습니다. 젊은 코치님들께 혼나기도 많이 혼났습니다. (지면을 빌려 코치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자존심과 오기는 있어서 수업을 받고 나서는 혼자서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학창 시절이나 직장생활을 하며 머리를 쓰는 지적인 트레이닝은 제법 하며 살아왔지만 몸을 쓰는 신체 활동 트레이닝에 이토록 진심과 최선을 다했던 것은 제 생애를 통틀어 처음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께서는 늘 1등을 유지하는 우등생보다 중하위권이었던 학생이 갑자기 상위권으로 성적이 오르면 훨씬 더 뿌듯해하시며 칭찬해 주시곤 하셨죠. 몸치로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제가 조금씩이나마 성장하는 것을 보며 코치님들도 뿌듯해하시고 아낌없는 칭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참 용쓴다' 측은지심도 드셨겠죠. 코치님들이 그 정도니 제 자신이 느끼는 보람은 말해 무엇할까요. 자세와 기술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 몸이 탄탄해지고 옷태가 그럴 듯 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니 뿌듯함과 성취감이 요 근래 정체되어 있던 저의 삶에 큰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마치 글쓰기가 제 삶은 치유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던 것처럼요.

그래서 저에게는 요즘 행복한 고민이 하나 늘었습니다. 요즘 나의 삶에 가장 주요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글쓰기일까 운동일까. 글쓰기를 주제로 출간을 준비하고 있던 차에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 다시 즐거운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해? 매일 운동을 하고 매일 글을 쓰니 매일 운동하는 작가 하면 되지 뭐...’


건강에 대해 자만하며 이대로면 100세는 너끈하겠다며 어깨에 잔뜩 힘을 준 채 나대던 제가 작년 하반기에 복부에 종양이 발견되어 12월에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로봇수술이라 간단한 시술 정도가 아닐까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큰 수술이었고 통증과 후유증이 엄청났습니다. 수술 한 달 후, 몸은 많이 회복되었지만 운동 가역성의 원리는 역시 진리더군요. 한 달 남짓 푹 쉬면서 행복하게 먹고 회복한 덕분(?)에 몸무게는 3킬로가 늘었고 무게의 3배는 되어 보이는 붓기와 뱃살을 다시 얻게 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Minimum의 요요극복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의지박약이라 혼자서 독하게 다시 운동할 자신이 없어서 PT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코치가 바뀌어서 유산소, 무산소 모든 운동 스타일과 습관을 원점으로 돌아가 리셋하게 됩니다. 슬로우 러닝을 새롭게 시작하였고 무산소와 유산소를 결합한 고강도 하이브리드 운동도 하게 됩니다. 운동과 일상, 식단에 있어 40대 중반을 넘어 갱년기를 맞이하는 여성의 신체 특성에 포커스를 맞추어 공부하고 실천했습니다. 20-30대보다 두 세배는 더 험난한 중년의 다이어트 그리고 요요 극복. 하지만, 힘든 만큼 더욱더 짜릿한 보람과 성취감이 기다리는 저의 두 번째 다이어트 이야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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