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안 하는 부모의 개똥철학
1. 처음부터 부모인 사람은 없고 다만 자녀와 함께 우리도 부모가 되어가는 게 맞는 듯합니다. 나도 엄마가 된 지 어느덧 13년이지만, 13살 사춘기를 키우는 건 처음이고 내년이 되면 중학생 딸을 키우는 건 또 처음일 겁니다. 그만큼 자녀의 생애주기에 따라, 또 성장해 감에 따라 엄마의 고민과 역할 역시 달라지는 게 크다는 뜻이겠죠.
2. 처음이라도 대충 키우지 않고 부모란 최선을 다하기 마련이니 늘 자녀 교육은 쉽지 않은데, 그 와중에 저는 대한민국 평균이나 표준과는 제법 다르게 키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필수처럼 되어버린 영어, 수학 사교육을 올해 6학년인 우리 아이는 아직 한 번도 안 받아봤기 때문입니다.
3. 뭐 엄청난 철학과 자신감으로 그러는 거면 나을 텐데 오히려 매일 불안과 싸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키워도 될까, 늦은 거 아닐까, 나중에 후회하면 어떻게 하나, 아이들이 원망하면 어쩌지 등 많은 생각과 번민이 밀물과 썰물처럼 내 머릿속에 들어왔다 나갔다 합니다.
4. 그럼에도 부모로서 한 개인으로써 추구하는 소신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아이의 재능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그걸 지지해 준다.
- 비교하지 않고 우리 아이만의 때를 기다린다. (심지어 첫째와 다른 둘째를 키울 때도)
- 대한민국에서 잘 살기 위한(일반적으로 말하는) 입시공부, 좋은 대학을 의도적으로 지향하지 않는다.
- 돈의 가치보다 경험의 가치를 알려주려 노력한다.
- 부모 마음대로 결정하지 않고 아이와 상의해 결정한다.
- 해보지 않고 싫다고 하지 않고 시작한 것은 가능한 끝까지 한다.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게 한다.
- 세상 그 누구보다도 아이를 지지한다.
5. 쓰다 보니 거창해지네요. 부모도 인간인지라 종종 소신도 무너지고 이도 저도 모르겠다 싶을 때도 있지만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부모도 아이도 배우고 방향성을 찾아간다고 생각합니다.
6. 그런 우당탕탕 실험 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솔직하면서도 현실을 직면하는 엄마와 초6 딸 스토리 잘 써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