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양가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는 걸로
하루를 시작했다.
통화가 끝나자
둘째가 편지를 주섬주섬 꺼냈다.
알록달록한 카네이션 그림과
꾹꾹 눌러 쓴 영어 문장.
“엄마 음식 좋아해요.
아빠랑 게임 같이 하고 싶어요.
옷도 개고, 편식도 고칠게요.
좋은 아이가 될게요.”
나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도 훌륭한데
더 나은 아이가 되려고 해?”
작은 얼굴에서 피어나는 의기양양한 표정이란,
기특해서 한 번 더 안아주고 싶었다.
우리 부부는 소파에 앉아
(좀 구식 같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절을 받았다.
어버이날 기념 절.
그 서툰 몸짓에
마음 한켠이 부풀어올랐다.
"오냐, 고맙다.
건강하게 자라렴.
그리고 사이좋게 지내라!!"
남편과 언뜻 눈빛을 주고 받으며
조금 더 어른인 척
덕담도 건네어봤다.
내가 부모님께 드릴 땐 몰랐던
묘한 뭉클함과
기분 좋은 어색함이 따라왔다.
이 세상 모든 어버이들이 그렇듯
우리도 끝없는 연습 중이다.
사랑을 주면서
더 많이 배우는 연습.
부모님이 그러신 것처럼
그리고 우리가 그러는 것처럼
아이들도 언젠가
받는 사랑보다
주는 사랑으로 성장하겠지.
사랑이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그렇게 이어지는 사랑을
생각하는 특별한 아침이 지나갔다.
햅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