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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보성 Apr 16. 2018

시인 없는 글이 시가 되기까지

우리 안의 우리가아닌 우리 밖의 우리로 살아가는 것

이런저런 단어 섞인 글이 시라고 불린다.

     

사람들은 감정을 녹여내 단어에 그들의 마음을 새긴다.

그렇게 그림자 없는 단어가 만들어진다.

설령 그들의 삶이 그림자 드리운 삶이더라도 단어는 그때의 복잡한 감정을 단순하게 지켜내고 있다.  

    

내게 글이란 그렇다.

사람들이 손을 흔든다거나 악수를 한다든지 눈을 마주친다든지 그들의 성격을, 기분을, 삶을 단순하게 나타내는 것.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우리 안의 ‘우리’가 아니라, 우리 밖으로 나와 ‘우리’로 살아가는 것.

내게 글이란 그런 것이다.      


좋은 글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때로는 ‘시’라고 불린다.      


이 단어 섞인 글은 시가 아니다.      


다만, 이 글에 새겨진 복잡한 감정이 누군가에게 공감을 일으킨다면, 그들이 그들의 복잡한 삶을 이 글로 단순하게 정의한다면, 그들이 시인의 삶을 살아간다면, 그때 더 이상 이 글은 내 글이 아니라 그들의 단어로, 시로 불릴 것이다.               


2018.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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