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작은돌배 Apr 02. 2020

프리랜서의 능력이란?

능력과 일감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능력과 일감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다'는 사실은 분명 맞다.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다. 그렇다면 능력이 없어도, 영업 능력만 뛰어나면 일감을 받을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능력이 없으면 한 번은 일감을 받을 수 있어도, 두 번 이상은 받기 힘들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기에 언급하는 것조차 큰 의미가 없는 말이니 그냥 흘려들어도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일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인지 궁금할 것이다. 능력이 좋아도 받기 힘들고 능력이 없으면 받질 못한다니 말이다. 답 역시도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미 정해져 있다. 능력은 기본이고, 그 기본이 없으면 프리랜서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감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에 앞서, 프리랜서에게 일감을 제공하는 경우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프리랜서에게 일감을 주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 째, 일손이 부족한 경우. 둘째, 일감을 의뢰하는 회사에 상근 기자나 작가가 없는 경우. 셋째,  프리랜서의 원고를 원청 담당자가 선호하는 경우. 이 밖에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경험상 이 세 가지가 대부분이라 봐도 무방하다. 원청에서 직접 의뢰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세 가지 경우의 수를 잘 파악하고, 경우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일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손이 부족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일손이 부족한 경우, 일감을 덜어내려는 의도로 프리랜서에게 일감을 맡긴다는 말인데, 능력 없는 프리랜서에게 일을 맡기면 어떻게 되겠는가? PM(Project Manager)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하면, 일손을 덜기는커녕 오히려 일감이 가중될 수가 있다. 손이 더 많이 가는 일을 감행할 간 큰(?) PM이라면 모를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즉,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는다는 말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프리랜서의 세계는 너무나도 냉정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 장황한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회사원과 비교해보자. 회사의 경우 능력이 조금 부족하는 이유로 직원을 단번에 해고하지 않는다. 능력을 키울 기회도 제공하고, 그 가이드가 될만한 자료도 제공하고, 역량을 키워줄 선배도 붙여준다. 부족한 부분을 만회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회사를 키워갈 역량 있는 인재로 육성한다. 신입 사원을 뽑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고, 이렇게 키운 능력이 회사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리랜서에게는 그런 기회가 없다. 단 한 번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 한 번의 기회를 놓치면, 그 회사와는 영영 이별할 수도 있다. 프리랜서는 회사를 키울 인재가 아닐뿐더러, 언제든 갈아치울 수 있는 소모품과 다름없이 때문이다.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PM으로 일 해본 경험을 비춰 생각해봐도 그렇다. 즉, 손 많이 가는 사람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며, 손 많이 가지 않는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클라이언트의 생각을 읽는 것도 능력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반드시 능력을 쌓아야 한다. 단지 글솜씨가 뛰어나다는 핑계(?)로 자기 계발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문장의 대가들도 어려워하는 일이기에, 날마다 능력을 쌓아나가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일이 아니다 결코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다. 글 솜씨도 다듬고 매체의 특성에 맞게 문장을 풀어나가는 노력도 해야 한다. 문장의 스타일에 따른 선호도가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해당 매체에 실린 글을 참고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과 클라이언트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나에게 일감을 주는 회사 역시도 원청과의 관계에서 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기에, 그 점을 잊지 말자. 나의 클라이언트도 내 글을 당당하게 자신의 클라이언트에게 내밀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의 클라이언트는 오히려 자신의 클라이언트에게 싫은 소리 듣지 않으려고, 나를 닦달할 수도 있다. 그래야 자신이 욕먹지 않고 당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내가 제공해야 하는 글의 방향이 어느 정도는 체계화될 것이다. 

능력은 기본이라는 말은 이 내용에 뿌리를 두고 있다. 즉, 그 능력이라는 것은 상대방의 니즈를 파악하는 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장력은 기본이되 상대방이 원하는 스타일까지 파악하는 것 역시도 능력이라는 말이다. 


그렇기에 적어도 내 이름을 걸고 출판하는 출판물이 아닌, 남에게 돈을 받고 글을 써주는 일의 경우는 위의 내용을 잊지 말고 기억해두자. 능력은 기본이되, 그 능력 안에는 문장력만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문장력에 더해 상대방의 스타일에 맞는 방향성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이전 06화 반드시 거절해야 할 프리랜서의 일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