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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익 Sep 09. 2024

사후세계가 있다면 살인은 나쁜 것인가?

[구조적 사고, 논술] 죽음이란 무엇인가?


존이 탐을 살해힌 이유를 마을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외딴 오두막에 홀로 사는 탐 할아버지는 존을 무척이나 아꼈다. 마약 중독자인 존의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존을 학대했다. 열세살에 불과한 존은 아버지의 발길질에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지기 일쑤였다.


어느날 존이 아버지에게 맞아 퉁퉁 부은 얼굴로 존의 오두막 앞을 지날 때 문앞을 쓸고 있던 탐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다. 어릴 적 아버지의 학대에 시달렸던 탐은 첫눈에 존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톰 할아버지는 존을 오두막 안으로 데려가 약을 발라주고, 따뜻한 치킨 수프를 끓여주었다. 그날 이후 존은 아버지가 술을 먹고들어올 때마다 탐의 오두막을 찾았다. 외로운 탐에게 존이 위안이 됐다.


젊은 시절 탄광에서 일했던 탐은 나이들어 폐암에 걸려 암투병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 탐은 존이 희망을 가진 젊은이로 자라나길 바랐다. 탐은 변호사를 불러 평생 모은 재산을 존에게 상속한다는 유서를 썼다. 존을 학교에 보내고, 새옷도 사입혔다. 존은 자신을 어루만지고, 닭고기 수프를 끌여주는 탐을 믿고 의지하게 됐다. 그러던 어느날 존이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 탐의 오두막 문을 열었을 때 탐이 쓰러져 피를 토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탐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존은 그 이후로도 러차례 탐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존을 제자식처럼 아끼고 보살피는 탐을 마을 사람들은 천사라고 했다. 존은 마을 사람들이 "탐이 죽으면 분명 천국에 갈꺼야"라고 하는 얘기를 여러차례 들었다.


존이 탐을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찰에 체포돼 오두막 문앞으로 끌려나온 존을 향해  마을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했다.


재판에서 존은 할아버지를 살해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할아버지를 천국에 보내드리고 싶었어요. 할아버지가 피를 토하고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더이상 볼수 없었어요."


질문.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면 살인은 나쁜 것인가?


1. 해체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면/

살인은/

나쁜 것인가?/


2. 개념, 범주


사후세계: 죽은 다음 망자의 영혼이나 의식, 존재가 가서 머무르는 세상. 죽음이란 생명활동이 정지돼 이전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

살인: 타인을 죽임.  타인의 생명활동을 정지시켜 이전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것.


**

살인죄: 고의로 사람을 죽임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말살하는 것으로 가해자나 국가가 피해자에게 배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중한 범죄로 취급한다. 배상이란 남의 권리를 불법적으로 침해한 사람이 그 손해를 물어주는 것이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사람이 피해자에게 3천만원을 배상했다는 건 상해에 대한 손해를 3천만원으로 물어줬다는 의미다. 살인은 피해자의 손해를 당사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물어줄 수 없다는 점에서 가장 큰 죄이다.      


이 문제에서는 죽음과 사후세계, 문맥상 삶의 개념과 범주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죽음: 샐명활동이 정지돼 이전 상태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

삶: 생명활동이 유지되는 상태.

사후세계: 죽은 다음 망자의 영혼이나, 의식, 존재가 머무르는 세상.


죽음과 살은 개념상 상반된다, 포함관게가 없기 때문에 개념이 분류된다. 즉 서로 범주에 들 수 없다.


이 문제의 답은 사후세계를 어떤 범주에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후세계가 삶의 종개념(작은 개념)인지, 죽음의 종개념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만야 둘 중 어느 개념과도 포함관계가 없다면 사후세계도 개념을 분류해야 한다.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사후세계는 망자의 영혼이나 의식, 존재가 머무는 곳이다. 생명활동은 정지된 상태다. 따라서 생명활동이 유지되는 삶의 개념과는 분류돼야 한다. 개념상 사후 세계는 죽음의 종개념이라고 보는 게 맞다.


죽음이 나쁜 건 삶이 좋기 때문이다. 좋은 것 즉 삶을 영원히 단절시키는 것은 나쁜 것이다. 그 것을 피해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물어줄 수도 없다.


3. 요약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해도 살인은 나쁜 것이다. 사후세계가 생명활동의 연장, 즉 삶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4. 확인, 예시


매우 철학적인 질문이다. 이런 문제를 논리로 단순하게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어쩌면 불가능하다. 삶이 좋고죽음이 나쁘다는 것도 끝없이 논쟁할 수 있다. 역설적으로 이런 이유 때문에 개념과 범주의 역할이 중요하다. 개념과 범주를 활용한 논리가 끝없는 챗바퀴 속에서 내려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 예일대 철학과 교수 셀리 케이건은 저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죽음이 왜 나쁜지, 다시 말해 삶이 왜 좋은지를 설명한다.


인간의 삶은 욕망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인간의 삶은 자유의지를 갖고 있어서 좋다. 욕망한다는 것은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욕망을 이루는 게 행복이다. 죽음이란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쁘다.


죽음이 나쁜 건 피해당사자에게 국한되는 게 아니다. 관계속에서도 죽음이 나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에게 욕망했던 것들을 이룰 수 없다. 그 사람으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만약 사후세계의 개념에 생명활동의 연장이 포함된다고 해도, 그 세계가 죽음 이전의 세계와 완전히 같지 않다면 살인은 나쁜 것이다. 그 것이 이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고, 피해자가 자유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5. 수정
6. 반복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해도 살인은 나쁜 것이다. 사후세계가 생명활동의 연장, 즉 삶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삶이 좋은 건 행복과 자유의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살인은 삶을 영원히 말살하고, 피해자의 손해를 물어줄 수 없기 때문에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다.

7. 정리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해도 살인은 나쁜 것이다. 사후세계가 생명활동의 연장, 즉 삶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삶이 좋은 건 행복과 자유의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살인은 삶을 영원히 말살하고, 피해자의 손해를 물어줄 수 없기 때문에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다.


죽음이 나쁜 건 삶이 좋기 때문이다. 좋은 것, 즉 삶을 영원히 단절시키는 것은 나쁜 것이다. 그 것을 피해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물어줄 수도 없다.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삶의 연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죽음은 생명의 상태가 끝난 것으로 이전으로 돌이킬 수 없다. 사후세계는 망자의 영혼이나 의식이 머무는 곳으로 정지된 생명활동이 다시 시작되지는 않는다.


미국 예일대 철학과 교수 셀리 케이건은 저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 죽음이 왜 나쁜지, 다시 말해 삶이 왜 좋은지를 설명한다.


인간의 삶은 욕망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인간의 삶은 자유의지를 갖고 있어서 좋다.. 욕망한다는 것은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욕망을 이루는 게 행복이다. 죽음이란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쁘다.


죽음이 나쁜 건 피해당사자에게 국한되는 게 아니다. 관계속에서도 죽음이 나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에게 욕망했던 것들을 이룰 수 없다. 그 사람으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만약 사후세계의 개념에 생명활동의 연장이 포함된다고 해도, 그 세계가 죽음 이전의 세계와 완전히 같지 않다면 살인은 나쁜 것이다. 그 것이 이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고, 피해자가 자유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후세계가 존재한다고 해도 살인은 나쁜 것이다. 사후세계가 생명활동의 연장, 즉 삶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8. 감상
9. 비슷한 질문
10. 읽어볼만한 책

- 셀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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