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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씩 꽂아 드리자

말도 예쁘게 하네(76개월)

by 수국


무슨 말 끝에 "요단강 부르지 마" 할머니 어쩌고 하면서 중얼거린다. 증조할머니 장례식장에서 조문온 분들이 불렀던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 “ 그 찬송 소리를 마음 깊이 담아 두었는지. 요단강하면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나는 모양이다. 발인예배와 하관예배 흙으로 묻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그 여운이 머릿속에 깊이 남았나 보다.


”요단강 건너가면 할머니 만날 수 있어. “ 아빠의 그 말에 “진짜 그러면 난 요단강 건너갈래”. 하면서 현관 쪽으로 뛰어 나가는 아이. 요단강 건너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여섯 살 꼬마의 순수한 행동에 웃을 수도 없다. 넌 할머니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을 걸 하면서 그냥 웃어넘겼다. 그 뜻을 알았다면 요단강을 건너간다고 안 했을 텐데.


클로이 이리 와봐 할머니가 생각나. 할머니 산소가 어떻게 생겼나 보여줄게.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클로이. 쌍둥이처럼 똑같은 한쌍의 묘를 보며 어느 쪽이 할머니냐고 묻는다. 할머니가 이쪽이네.

“할머니 나중에 우리 꽃 두 송이 사가서 할아버지 한송이 할머니 한송이 꽂아 드리자. 난 할머니 드릴 거야. “ 그래 그러자. 나중에 엄마 아빠랑 꽃 사가지고 할머니 산소에 같이 가보자.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요런 말을 할까. 마음에서 우러난 진심이 느껴진다. 할머니 감동받았다. 어린아이의 마음이 참 예쁘다. 클로이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고 말도 예쁘게 잘하네. 이뻐 이뻐. ”히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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