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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자몽 Feb 27. 2024

알람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삶이 좋다.

알람이 필요 없는 삶보다는 알람이 함께 하는 삶이 더 좋다.

그러고보니 몇년 사이에 잠이 줄긴 줄었구나 싶다. 이제는 정말 피곤하지 않으면 눈이 저절로 떠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다. 아침이 되어도 갈 곳이 없던 시절을 여러 번 겪다 보니, 더더욱 그다. 


이상하게 길고, 자주 반복됐던 취준생 시절에는 알람 맞춰서 일어나 준비하고 나가는 삶이 그리웠다. 그러다가 취업하면 곧 잊어버릴 거면서..


막상 일어나도 갈 곳이 없어지면 그때서야 후회가 된다. 내가 왜 알람 소리를 미워했는가.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건 축복이었는데 말이다.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동안 울음소리가 알람 소리를 대신했다. 아이가 자라가면서 울음소리가 잦아들었지만, 푹잠 대신 자주 깨었다. 아이 상태를 살피며, 뒤척임 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 그러면서 알람 소리를 완전히 잊고 살았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부터 알람을 다시 켜기 시작했다. 나를 위해 알람을 켜는 게 아니라, 아이를 깨우기 위해 알람을 켜게 됐다. 알람 없이 자동으로 눈이 떠지기도 하지만, 알람이 있어야 하루가 시작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도.

어찌 되었든 고맙다.

나는 다시 알람을 켰으니까.

일어나야 되고, 아침이 시작되어야 하니까!


방학 때나 연휴에 잠시 꺼두어도 좋은, 그래도 알람이 있는 삶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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