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을 하면서 겪는 비인간적 대우들과 스트레스
* 손놈 = 모든 손님은 악이다라는 신조아래서 만든 단어. (손님 +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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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유형 1 "반말 찍찍이"
진상 중에 가장 많고, 뒤에서도 서술할 진상들의 기본 장착 기술이다. 언제 봤는지도 모르겠는 사람(특히 아저씨들)이 초면에 반말을 한다. 주로 담배를 사는 인간들이 대부분이고, 자기들이 사려고 하는 담배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상황을 글로 적어보자면 아래와 같다.
"야야 에쎄 하나 줘봐."
"에쎄 어떤 것 드릴까요?"
"아 그거 있잖아 에쎄 그거 줘, 아 답답하네 알바가 담배 하나 못찾냐?"
"죄송합니다."
결말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사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을 하면서 반말듣고, 소리쳐도 영문도 모른채 손님이라는 이유로 사과를 해야한다. 이런 손님이 한 명오면 그 다음에까지 영향이 이어진다. 나의 경우처럼 불안이 심한 경우(나는 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뒤에 손님도 이런 식으로 나를 대할까 두렵기도하고, 친절하게 대하지 않았다고 폭력을 행사할까 무섭다. 나는 다행히도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어서 아저씨 욕이라도 하면서 풀어낼 수 있지만 혼자 일하는 경우에는 이것도 안되서 힘들다. 욕을 안하려고 해도 저런 일을 당하면 쌍욕이 안 나올수가 없다. 오래일하면 특정연령의 남성에 대한 혐오마저 생긴다. 보통 혐오는 근거없는 차별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경험적으로 명백한 근거가 있으니 혐오보다는 분노?짜증? 정도가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대표 유형 2. "잔돈 대포"
첫 번째 담배사는 특정연령 남성들이 담배 구입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하는 진상짓이다. 그냥 돈을 테이블에 놔두면 될텐데 굳이 테이블 위에 돈을 집어던진다. 지폐의 경우에는 소리라도 안나서 기분이 덜 나쁜데, 동전 던지는 사람들은 진짜 눈 앞에서 없애버리고 싶다. 지폐로 계산하면 빨리 계산이 끝내서 마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잔돈을 처리하겠다는 심산으로 4500원정도 되는 금액을 500원짜리와 100원짜리 묶음으로 계산하는 경우에는 정말 지옥이 시작된다. 동전을 한 번에 내지도 않고 온 몸에 있는 구멍에서 하나씩 하나씩 꺼내서 내놓기 시작한다. 뒤에 손님은 밀려있지만, 그런 것 따위 아랑곳 하지 않고 잔돈을 수십번씩 테이블 위로 투척한다. 쨍그랑 소리가 3회를 넘어가면 그 쨍그랑 소리가 내 이성 끝기는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쓰다보니 더 화가난다. 편의점에서는 담배를 팔지 말아야한다. 아니면 중년남성은 그냥 손님으로 받지 말던가.
#대표 유형3. "빛의 새치기"
앞의 유형 1,2 중년 남성이 줄이 길 경우 사용하는 스킬이다. 앞에 누가 서있든 포스기 위로 카드를 내밀거나, 알바 어깨를 치거나해서 본인이 원하는 담배를 달라고 때를 쓴다. 뒤에서 온갖 사람들이 눈총을 보내고 심한 경우 나오라고 이야기도 하지만 본인은 못들은채 하고 목표로한 담배만 획득해서 사라진다. 문제는 이때 담배 이름이라도 제대로 알거나, (예전에 담배 이름이 한번 다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이것들은 맨날 자기가 예전에 피던 담배이름을 말한다. 말보르 라이트, 에쎄라이트, 마일드세븐, 팔리아멘트 라이트, 말보르 맨솔 등 지금 상표에는 붙어있지도 않은 이름을 짓거리면서 담배를 달라고 외친다. 제발 자기가 피는 담배 이름쯤은 새로 업데이트 했으면 좋겠다. 이 정도도 뇌에 업데이트를 안하면서 회사 생활이나 가족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는지 모르겠다.) 이 새치기 기술로 시작해서, 반말로 부르고, 담배 이름을 고민하고, 잔돈을 집어던지고 사라진다. 여기서 정말 최악의 인간이면 담배 쓰레기를 우산 넣는 통이나 물건 담는 바구니 심지어는 아이스크림 냉장고 안에 넣고 튀기까지 한다. 같은 인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인성과 시민의식을 자랑한다.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저런 사람들이 한국에서 가장 인구비율 높은 세대라니 한국의 평균 문화는 분명 끔찍하다.
#대표 유형4. "무조건 물어보기"
이 유형은 보통 반말 찍찍이와 함께 등장한다. 편의점 문을 열고 동시에 바로 자신이 원하는 물건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본다. 친절하게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반말로 이야기한다. 알려줘도 자신이 마음에 드는 것이 없거나, 원하는 물건이 없으면 여기에는 왜 이것도 없냐고 알바에게 하소연을 시작한다. 약간 짜증이나거나 화가나서 "저는 알바라 잘 모르겠네요 ㅎㅎ"하면 일에 책임감이 없고, 요즘 젊은 것들은 이래서 안되고, 불친절하다고 난리 난리를 친다. 책임감 가질 만한 권한이나 임금을 주거나 그런 소리 하든지 했으면 좋겠다. 당신들 같은 사람만 없어도 책임감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일할텐데 말이다. 예전에는 심지어 포스기에 카드가 인식이 안되니 포스기를 바꾸어야 한다고, 손님에게 불편을 주는 가게라고 이야기한 사람도 있었다. 아르바이트라고 명찰까지 달고 있는 나에게 포스기를 바꾸라고 짜증 가득한 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 궁금하다. 속마음까지 알 수는 없으나, 저런 이야기를 쉽게 하는 것을 보면 분명 노동자를 우습게 아는 것이 확실하다.
#대표 유형5. "편의점 미식회"
이것은 모든 가게에는 해당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유독 큰 가게에서 일하기 때문에 나도 그렇고, 손놈(난 손님을 모두 손놈이라 부른다. 손님 + 놈)들도 처음 보는 물건이 많다. 특히 와인이나 과자 종류가 그렇다. 처음보면 사먹어보고 본인이 맛을 보면 될텐데 꼭 노동자에게 '맛이 어때요?' '이 와인은 달아요?' '이 와인 스파클링이에요?' '이 과자 잘 나가요?' 등등 을 계속 물어본다. 난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지 이 가게 물건 맛보는 사람이 아니다. 맛이 궁금하면 직접 사서 먹어보라. 술도 안먹는 나에게 와인 맛이 어쩌고, 와인 종류가 어쩌고 하면 알 수가 없다. 더 짜증나는 것은 내가 "저도 안먹어봐서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면 불친절하다고, 일하는 사람이 안먹어보면 어쩌냐고 따지는 사람들이다. 식대도 겨우 4천원뿐인데 내가 먹어봐야 무엇을 얼마나 먹어보겠나. 특히 바쁜 시간에 물건 한개씩 가지고 와서는 맛감별하는 사람들 정말 싫다. 제발 뒤에 있는 사람과 일하는 사람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대표 유형6."겨울잠 준비하는 다람쥐들"
이 다람쥐 손놈들은 가게에 아무리 바구니를 비치해두어도 꼭 물건을 무리하게 집고서 계산도 안할 것이면서 포스기 앞에 놔둔다. 그리고서 "잠시만요"를 외치고 10여분이 넘도록 더 쇼핑을 즐기고 온다. 그 동안 나는 포스기에 찍어야할지 말지 고민하고, 가뜩이나 좁은 계산대에 다른 손님 물건들과 섞이지 않게 분리하느라 애를 먹는다. 실컷 다음 손님 계산부터 미리 하려고 하면 다시 나타나서 자신이 먼저 물건 놔두었다고 계산먼저 하겠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정말 진상이다. 겨울잠을 준비하는 다람쥐들이 자신들 소굴에 도토리 모아놓는 것처럼 물건을 모아놓는 이 유형들은 주로 대량구매가 많아서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새벽에는 아예 하나씩 골라서 몇 십분동안 하나씩 쌓아놓는 사람도 있다. 물건 바로 계산안할 것이면서 테이블에 놓는 것은 엄청난 민폐다. 혹시나 본인이 그동안 그랬다면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 부끄러운줄 알자. 다람쥐가 아니라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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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을 퇴치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나의 경우에는 위의 만화에서 처럼 잔돈 던지는 사람한테는 잔돈을 손에 주지 않고 바닥에 똑같이 던져준다. 너무 쎄게 던지면 소리가 나서 손님이 컴플레인 걸 수 있기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게 던지는 것이 포인트다. 그외에도 반말을 하거나 불쾌하게 하는 손님이 있으면 괜히 포스기를 쎄게 닫거나, 큰 소리를 낸다. 반말로 물건 위치를 물어보면 일부러 다른 곳을 알려주거나, 물건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큰 소리를 낼 때, 그 사람이 움찔 하는 것을 보면 스트레스가 약간 풀린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진상과 마주할 때 알바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만화에서처럼 죽빵이라도 때리고 싶지만 그러면 밥줄이 끊기기에 그럴 수는 없고 속으로만 삼키는 것이 대부분이다.
진상이 정말 그냥 기분나쁜 정도로만 끝나면 하루 일끝나고 집에가서 맛있는 것 먹으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나를 때릴 것처럼 위협하는 진상을 만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가게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스스로 노하우나 힘을 길러서 살아남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위협 등으로 이유로 2인고용을 의무화 해야한다고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한국에서 봉투값을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나 아무 이유없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들을 흉기로 살해한 사례들이 많이 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내가 일하는 가게에 칼을 든 손님이 들어오면 어떤 전화로 어떻게 연락해야하는지 조차 난 제공받지 못한다. 가게 전화기에 비상버튼 같은 것이 있다고는 하는데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모른다. 창고에 있는 메뉴얼에는 손님을 자극하지 말라는 문구만 적혀 있다. 봉투값을 받지 않으면 점주가 난리를 치고, 봉투값을 받으려고 손님을 자극하면 손님한테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삶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 확대나 위험구역의 경우 2인 고용의무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최저시급을 받는다고 최저인생이어서는 안된다. 최저시급을 받는다고 해서 무시당하고 죽임을 당할 이유도 없다. 그런 사회에서는 어떤 누구도 무시당하고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마지막으로 경산CU에서 봉투값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던 편의점 노동자의 명복을 빈다.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61219_001459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