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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된 사람 Dec 20. 2021

한알못의 논어읽기

혼자는 자신없지만, 함께라면 성공할지도

2019년 가을, 생활인의 생존철학을 목표로 독서모임 '한끗발 북클럽'을 꾸렸다. 

동네 가게에 직접 만든 포스터 3장을 붙였고, 생활에 치여 책을 치워놓은 지 오래된 대부분의 각자들이 모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 똑같은 '애엄마'들로 보이겠지만, 독서 근력도 생활의 양상도 매우 다른 우리들이었다. 한 달에 한 번. 한 권의 책을 정해 읽은 후 독후평을 나누거나 그 책과 회원들의 고백을 통해 우리의 생활과 삶을 새롭게 들여다 보았다. 


한 해 동안 모임을 운영하며 살펴본 우리들은 자신의 생각과 뜻을 소리내어 남에게 전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 했다. 상대적으로 솔직하고 대담한 내가 모임을 주도했다. 한끗발이 서로가 '나답게' 살아가는 데에 기여하려면 운영방식에 변주가 필요했다. 2022년 부터는 매달 호스트를 바꿔보기로 했다. 순서는 제비뽑기로 무작위 결정하였고, 그 달의 호스트가 책을 선정하고, 운영방식을 정한다. 


그리고! 1년의 장기 프로젝트로 <논어>를 함께 읽어나가기로 했다. 

나는 왜 논어를 읽자고 했는가?


첫째, 고강도 훈련으로 독서력과 성실함을 질적으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빡센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면 실력이 일취월장할 수 있는 것처럼, 단계가 높은 책(두께나 내용이나)은 독서력과 공부의 성실함을 키우기에 참 유용하다. 마흔 넘어 누가 시켜하는 공부도 아닐뿐더러 생계에 전혀 상관없는 활동은 쉽게 타협의 대상이 된다. 유튜브, tv, 스마트폰... 심지어 나를 유혹하는 것들은 주변에 널렸다. 혼자라면 책 자체를 포기할 확률이 높지만, 함께하는 친구가 있다면 완독 할 확률이 좀 더 높아진다.


둘째, 좌절과 실패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노력한 인생의 선배(공자)에게 지금 내가 나아갈 길을 묻고, 오늘 하루도 잘 살아가 보자는 용기를 얻고 싶었다. 70이 넘은 아버지와 16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공구. 세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일찍부터 생계를 도우며 30대부터 자신의 노력으로 사회적 인정을 받았으나, 50대에 이르러서야 겨우 정치적 기회를 잡는다. 노년에는 15년 간의 떠도는 생활을 하다 말년에는 사랑하는 아들과 제자를 앞세운다. 72세에 사망한 공자.(<공자의 인생 강의>, 신정근, 휴머니스트) 


공자는 삶의 굽이를 오롯이 경험하며 인간으로서 나아가야 할 길을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었고 그 길을 걸어가고자 했던 사람이다. 온몸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낸 공자에게 후대는 '聖人'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저마다 굽이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고갯길을 지혜롭게 건너간 선배가 필요하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갈림길마다, 망설여지는 태산 앞에서 마다 머뭇거리고 방황하는 우리에게 내가 선 자리에 매몰되지 않고 3차원적 접근으로 이끌어줄 안내자가 절실하다. 


이리하여! 우리는 2022년 <논어論語>를 필사하며 읽어나가기로 하였다.  

영어울렁증에 비견할 만한 '한자 울렁증'을 보유한 우리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1년 뒤의 일은 장담하지 못하겠고, 다만 지금 여기서 매일의 작은 성실함을 그저 차곡차곡 쌓아나가자. 


필사 교재
주교재- <논어집주論語集註>, 성백효 역주, 전통문화연구회
부교재- <논어論語>, 박종연 옮김, 을유문화사

도움 책
<공자의 인생 강의-논어, 인간의 길을 묻다>, 신정근, 휴머니스트
<논어, 사람을 사랑하는 기술>, 이남곡, 휴

도움 강의
<EBS 인문학 특강> 신정근 교수의 논어, 인간의 길을 찾다
허재훈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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