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방법

by 행부

매일 거울을 보지만, 사실은 잘 보지 않았어요.

세수하다 무심히 스쳐 가듯 확인하고,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만 얼핏 살필 뿐이었죠.

눈빛이 흐린지, 얼굴에 어떤 표정이 남아 있는지는 그냥 지나쳐 버렸어요.

그래서였을까요.

언젠가는 거울을 보는 데 낯선 얼굴이 있어서 놀랐거든요.

'네가, 나야?!’ 하면서요.


언제부턴가 나에게서 관심은 멀어졌고,

빈자리엔 정치, 연예, 스포츠, 이혼한 친구 얘기 같은 것들이 채워졌어요.

남 얘기에 귀를 쫑긋하다 나는 요즘 어떤지는 관심 밖이 되어버린 거예요.

사랑의 시작은 관심인데,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 나를 사랑할 수도 없었죠.


그런데 세상이 그래요.

요즘은 관심이 돈이 되는 시대니 까요.

내가 나에게 관심 가질 시간을 도통 주지 않는 거예요.

나와 고요한 시간을 보내볼라 치면, 여지없이 스마트폰은 알림을 보내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엑스 그 외 많은 SNS가 연결이라는 이름으로.


방해금지 모드로 바꿔놓고 가만히 나에게 물었어요.

만약 이런 관심이 전부 끊긴다면, 나는 나를 어떻게 대할까?

사진도 안 찍고, 기록도 안 하고,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 하루라면.

그때도 나는 나를 챙길 수 있을까?


대답으로 아침 루틴을 만들었어요.

이름하여, 매일 나를 반겨주기.

세수하기 전에 거울을 보며 나에게 웃어주는 거예요.

까치집을 지은 머리에, 눈곱 낀 얼굴을 보면서

환하게 반가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요.

“좋은 아침! 오늘도 만나서 반가워.”


그럼 정말 힘이 나요.

어푸어푸 힘차게 세수를 하게 되고

벅벅 개운하게 머리도 감게 돼요.

그러다 파자마가 젖기도 하는데

그런 모습을 거울로 보고 있자면 피식 웃음이 나요.

아주 친한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진짜 미소.

그 순간 비로소, 내가 오래 기다려온 친구가 나라는 걸 알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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