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여자누나 남자동생
저는 법무법인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어요.
지금은 결혼해서
남편,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인터뷰가 처음이라 재밌을 것 같으면서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Q1. 두 분 다 음악 듣는 걸 좋아하신다고요?
샘: 취향이 비슷하다기보다 음악 공유하는 걸 좋아해요
진규: 옛날에 누나가 30~ 40곡밖에 안 들어가는 MP3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처음으로 음악을 접한 거여서, 그거를 듣다 보니깐 누나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좋아하게 됐어요.
샘: 저는 기억 안 나요.
진규: 누나는 아직도 약간 특이한 것만 들을려고 하고
샘: 특이하다기보다 약간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을 좋아하기는 해요. 처음에는 팝이나 인디 밴드 많이 들었었어요.
진규: 요즘은 제가 누나보다 음악을 더 많이 듣는 거 같아요.
샘: 얘는 나이가 들면서 CCM이 섞였더라구요. 그 부분이 저랑 쫌 안 맞고 랩, 흑인음악 이런 거 많이 듣는 거 같더라구요. 진규랑 듣는 스타일이 달라서 이런 얘기 할 때 되게 재미있어요.
진규: 기본은 같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가고 있죠. (웃음)
Q2. 서로 연애 이야기 같은 건 하나요?
샘: 진규가 예전에 헤어지고 나서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쉽게 변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자기는 진짜 진지한 사람이 아니면 연애하고 싶지 않다고. 그 나이에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진짜 저랑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 나이 때 금사빠였던거 같거든요. 보통 남자들은 이렇지 않을 거 같은데 동생은 연애할 때 좀 진중한 편인 거 같아요.
진규: 그때도 누나가 제일 먼저 ‘걔 마음 떠난 거 같다’고 했었어요. 처음에는 인정하기 싫었는데 어릴 때부터 영향을 많이 받아서 누나 말에 대한 신뢰가 있어요. 연애할 때도 선물 사거나 그런 거 물어보고 여자한테 자상하게 대해야 된다, 이럴 때는 이렇게 대해야 된다, 이런 것도 배우고요. 누나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해달라고 요구도 했었고. 누나가 하라고 하면 그대로 한 게 좀 많아요.
누나는 동생한테 상담한 적 없어요?
샘: 제가 남편이랑 사귈 때 시험 같은 거를 되게 많이 했거든요? 저 사람이 과연 내가 결혼할 만한 사람인가. 어느 날 남편이 저한테 너는 너무 사람을 (어디다가) 올려놓고 관찰하는 거 같다 그게 너무 숨 막힌다 그랬는데, 동생도 똑같이 얘기하는 거예요. 똑같은 말을 하는 거 보니깐 내가 잘못하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반성하고 더 잘해주고 이런 부분이 있었죠. 조언을 많이 얻었어요.
진규: 몰랐네요. 왠지 영향을 안 받았을 거 같았거든요.
샘: 그때는 얘도 컸을 때니까 동생의 이야기가 받아들여지더라고요.
진규: 누나는 너무 티가 났어요. 너무 티 나게 전화하고 이러니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옆에서 듣고 얘기해줬던 거예요.
Q3. 우리의 이런 부분은 다르다?
진규: 여자 보는 눈이요.
샘: 제가 맨날 누구 보면은 별로라고 해서 그런가.
진규: 누나가 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 별로라고 하더라구요.
샘: 아니요. 나름의 매력이 있죠. 진짜 별로여서 그런 게 아니고 뭔가 진규가 얘를 너무 좋아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시눈가봐요. 벌써. (웃음) 오히려 가까워지면 잘 지낼 거 같은데 막 차이고 이러니까 개 진짜 별론 데 널 차? 이러면서 (웃음)
28살 문진규라고 합니다!
평소 영화나 음악듣기 스포츠 시청등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취미라
밖에 나갈일이 별로 없어요.
인터뷰를 하게 되다니 신기하네요
Q4. 어릴 때는 사이가 어땠어요?
샘: 어릴 때는 나이 차이가 나서 잘 어울려 놀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요즘에는 연애 이야기도 하고 미래 이야기도 하고 조금 더 말이 통하는 것 같아요. 싸운 적은 거의 없는 것 같고 항상 동생이 말을 잘 들어줘요.
진규: 혼난게 많았어요. 하나 기억나는 건 누나가 제가 고등학교 2, 3학년 때쯤? 영어 과외를 해줬었어요. 누나는 대학교 다니니까 늦게 들어오잖아요. 기다리다가 피곤해서 잤거든요. 근데 누나가 저를 깨우지 않고 문제지 겉표지에다 네임펜으로 ‘진규야 너 고3이고, 내가 니 선생님이다. 근데 왜 자고 있냐 ‘ 이렇게 써 놓은 거예요. 되게 무섭고 소름 돋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샘: “진짜? 기억 안 나 “
진규: 뭔가 싸울 일이 있어도 누나가 뭐라 하면 저는 그냥 듣는 역할이었던 거 같아요. 제가 느끼기에는.
Q5. 지금은 어때요?
진규: 잘 싸우지는 않는 편인데 성인 되고 나서 누나한테 화를 낸 적은 있어요. 제가 4수까지 했었거든요. 그때 누나가 ‘너 공부 왤케 안 하냐’고 뭐라고 했어요. 진짜 공부를 안 하긴 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요. 그래서 ’ 내가 알아서 한다고!’ 그러면서 짜증을 냈었어요. 근데 그러고 나서 누나가 저한테 말도 안 하고 제가 뭔가 얘기를 하려고 해도 시선도 안 마주치고 그러는 거예요. 그게 너무 불편하고 힘들더라구요. 저도 자존심 상했는데 그냥 문자로 미안하다 잘못했다 하니깐 누나가 알겠다. 다음부터 잘하자. 이런 식으로 넘어갔어요.
샘: 근데 솔직히 4수까지 했는데, 4수 할 동안에 한마디 했으면 제가 대단한 거 아니에요?(웃음) 저 진짜 뭐라고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근데 동생이 저한테 그렇게 화를 낸 게 처음이라 서운해서 울었어요.
최근에도 그냥 제가 얘한테 ‘너 요즘에 너무 남의 말을 안 들으려고 한다.’ 그랬더니 화를 내더라고요. ‘왜? 내가 뭘?’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저도 ‘니가 그렇다고’ 이러면서 엄청 싸웠던 거 같아요.
진규: 뭔가 서운했어요. 그때 소리 지르고 싸웠었는데 (웃음)
샘: 결국 동생이 먼저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래도 서운해서 그때도 울었어요. 저 뭐라고 하면 울거든요.
Q6 서로의 싫은 점이 있나요?
샘: 동생은 너무 느긋해요. 저는 이 나이 때까지 돈 안 벌면 안 될 상황이었던 거 같아요. 뭔가 아빠의 기대도 있었고 경제적인 이유로 더 빨리 벌어서 조끔이라도 안정을 찾아야 집이 제대로 굴러갈 거 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진규는 모든 게 자유로워요
진규: 저는 누나가 저랑 한 얘기를 엄마한테 얘기하는 거요. 좀 스트레스예요. 진짜 다 말하는 거 같아요
샘: 뭐 어때?
진규: 제가 여자친구 생기면 꼬치꼬치 캐묻고, 누가 호감 있다 하면 엄마한테 ‘누가 진규 좋아하는 거 같애’ 막 얘기하고. 어떻게든 말할 구실을 만들어서 하더라구요. 교묘하게.
그거에 대해 화낸 적은 없어요?
진규: 화낸 적은 없어요. 화낸 적은 없고 또 저러네. 그 정도?
샘: 재밌어요. 엄마가 듣고 좋아하는 것도 좋고. 진규가 당황하는 것도 재밌고.
진규: 그랬구나? (웃음)
샘: 엄마 아빠는 진규가 연애를 너무 안 하니깐 걱정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안심시켜 드리려고 얘기하는 것도 있어요.
Q7 내 누나는, 동생은 어떤 사람이다.
샘: 진규는 주변 친구들과 비교해봐도 술, 담배도 하지 않고 생각도 요즘 사람 같지 않은 바른생활 청년이거든요. 저는 저를 먼저 생각하는데 진규는 상대방을 더 배려해주고 이해해주는 게 저보다 더 어른 같을 때가 있는 거 같아요.
진규: 누나는 어렸을 때부터 모든 노력하고 잘하려는 욕심이 있었어요. 계속해서 자기 가치를 높이려는 그런 게 누나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잘은 모르지만 어딜 가나 자기가 해야 될 몫은 책임감 있게 하는 사람 같기는 해요.
두 분 다 서로가 귀여울 때가 있었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대답하셨어요
샘: 그냥 진규는 생각이 많거든요. 가볍지가 않으니깐 그런 부분이 얘를 귀엽지 않게 만드는 거 같아요. 응석 부리고 이런 스타일이 전혀 아니거든요. 4수 할 때도 막 ‘아 너무 힘들어’ 이렇게 얘기한 적도 없고.
진규: 저도 깊게 고민했는데 없..었어요.
샘: 그래 뭐 누난데, 네 살이나 누난데. 저희는 약간 귀엽지는 않은가 봐요. 서로가.
진규: 좋아해요.
샘: 그냥 좋아하죠.
진규: 진짜 좋아해요.
도움 주신 분들
Illustration by : 선혜 https://www.instagram.com/jsh_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