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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her K Nov 17. 2019

정말로 사 버렸다

난생처음 집을 계약한 이야기

때는 바야흐로 17대 대선이 한창이던 2007년 11월. 펀드의 수익률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었고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달라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던 때였다. 사실 그때는 부동산 투자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었던 때라, 대선의 결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펀드의 수익률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내가 관심을 둔 것은 오직 한 가지. “내가 살고 싶은 집인가?”였다. 다른 사람들이 대선의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의 향방을 고민하고 있었다면, 나는 나에게 초점을 맞춰, ‘내가 살고 싶은 집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내게 첫 아파트는 사치품이 아니라, 내가 들어가서 나만의 인생을 만들어줄 소중한 공간이고 생활필수품이라 생각했기에 너무 싼 물건만 또는 헐값의 물건만을 고집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부동산 투자는 전문가와 함께!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는 지역을 보는 개인의 안목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영향도 무척 크다고 생각한다. 지인이 어느 지역에 살고 있는지, 어느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서 거래를 하는지가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의 기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정말 운이 좋게도 신뢰할 만한 공인 중개인을 만났다. 그 중개사는 굉장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분이셨다. 매도인과 매수인의 중간에서 합리적인 거래가 성사될 수 있도록 그야말로 “중개”를 해주셨던 분이라, 아직도 연락처를 가지고 있고 가끔 그 지역에 궁금한 일이 있을 때면 편하게 연락을 드리기도 한다.

그렇게 지인에게 소개받은 지역에서, 또 소개받은 중개인 분과 무작정 집을 보고 설명을 듣고 나서는 아무 생각 없이 며칠을 보내던 중, 토요일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어느 한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으니 와서 다시 보라는 것. 무슨 생각인지 하던 일을 멈추고 은행에서 200만 원을 뽑아 그 지역으로 향했다. 


마음먹었으면, 행동하라!

토요일 오후 3~4시경으로 기억하는데 신혼부부가 내가 보러 간 아파트를 마음에 들어했고 계약하려고 한다는 거였다. 다만, 마지막 결정을 하기 전에 그 집을 다시 보러 간다고 했고, 주변을 돌아본다고 했다. 나도 그 집을 방문해서 봤었는데 82제곱미터(25평형) 임에도 불구하고 방이 3개이고 화장실이 2개로 구조가 좋았다. 4층이지만 지대가 높아 7층 정도의 높이였고, 이면도로에 위치해 있어 조용했다. 역과의 거리는 마을버스로 2 정거장 정도의 차이였지만 거실의 풍경 마음에 들었다. 빼곡한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강 풍경. 마루 거실에서 멀리 흐르는 강물이 보이는 풍경을 한강변 아파트 아니고 어디서 감상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마음에 드는 물건이므로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다른 사람이 고민할 동안 내가 먼저 계약하면 되는 거였다. 손에 들고 있던 200만 원을 내려놓고, 나머지 계약금은 월요일에 계좌 송금해주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썼다. 지금도 적은 돈이 아니지만 그때에는 전재산의 1/5에 해당하는 워낙 큰돈이 오가므로 과연 내가 옳은 결정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하기로 마음먹었고 그동안 성실히 알아봤으니 행동으로 옮기기로 한다. 지인분의 부동산 투자를 추천받은 지 꼭 2주 만의 일이며, 해당 지역을 살펴보고 부동산 매입을 마음먹고 난 후 꼭 1주일 후의 일이다. 

  

계약서 쓰기부터 다시 시작인 부동산 투자

계약서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우선 나머지 계약금을 송금해야 했고, 중도금은 전세를 놓아서 충당하기로 했다. 잔금은 그동안 들었던 펀드와 적금을 다 해지해서 준비하기로 했다. 그렇게 5천만 원을 탈탈 탈고, 모자란 돈은 대출까지 받았다.

매입하고 나서 대선 결과고 나왔고, 해당 지역이 개발지역으로 선정돼서 하루가 다르게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얼마나 올랐는지, 그때의 매매가가 실제로 8년 후에 매도했을 때보다 더 높았을 정도였다. 



팔랑 귀는 되지 말자!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혹시라도 사기를 당해서 돈을 떼이거나, 시세가 폭락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워낙 큰 단위의 액수가 오가다 보니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있어 부동산 투자에 신중하게 되고, 너무 신중하다가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듯하다. 몇 번 부동산을 매입하고 매도해보면서 깨달은 바는, “세상의 타이밍과 자신의 타이밍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많이 올랐다고 해도 더 오를 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기에 많이 비싸다고 생각해도 그 시점이 가장 낮은 시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자신만의 타이밍에 소신 것 투자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을 위한 보금자리를 위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라면 꼼꼼하게 살펴보고 평상시에 준비하게 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은 타이밍이고, 행동이다. 다만, 명확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효율적인 투자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상시에도 관심 있는 지역에 주목하고, 믿을 만한 중개사를 알아두고, 지인의 말에도 귀 기울이고, 해당 지역의 모델하우스가 생기면 가서 봐 두면서 안목을 키우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투자는 필요에 의해 시작하는 것이고, 지혜롭게 행동한다면 안정적인 삶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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