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ther K Nov 17. 2019

월급 잘 쓰는 방법

계산해서 쓰는 월급

이제부터는 앞서 말한 '월급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작성해 보자. 각자 통장을 가져와서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전체를 조망해 보면 된다.



1) 세후, 통장에 입금되는 금액부터 시작하기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어서 종이 한 장을 꺼내보자. 그리고는 세금을 제외하고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적어본다. 꼭 세후 금액으로 적어야 한다. 세전 금액을 알기 위해서는 월급명세서를 봐야 하는데, 봐봤자 내가 내고 있는 세금에 놀라고 기분만 울적해 지므로, 과감히 통장에 찍히는 금액으로 산뜻하게 시작한다. 계산하기 편하게 세후 월급을 200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2) 고정비 제외된 “가처분 소득”으로 기준 잡기

6개월 이상의 소비패턴 파악으로 우리는 최소한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금액은 알고 있다. 이 고정비에서 보험료, 적금 등은 제외하자. 보험료, 적금 등은 장기/단기 투자 항목으로 구분할 것이므로 고정비에는 교통비, 통신비, 일정하게 나가는 대출금 정도를 생각한다. 이런 고정비를 5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50만 원은 매달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줄일 수 없는 금액이므로 마음속에서 포기하고 세후 월급인 200만 원에서 50만 원을 뺀다. 이렇게 만들어진 150만 원을 “가처분소득”이라고 이름 붙이고, 이 금액이 진정으로 소비에 쓰이는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고정비가 세후 월급을 넘는 수준이라면 당장에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세후 월급보다는 적을 것이다. 가급적 세후 월급에서 고정비를 뺀 가처분 소득이 세후 월급의 절반 이상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3) 저축은 필수! 단기/장기 저축에 안배하기

자, 가처분 소득을 우리는 150만 원으로 가정했다. 이 금액에서 장기, 단기 투자를 고려해서 최소 50~70%는 저축을 했으면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투자의 경우, 가처분 소득의 20% 이내로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투자는 보험, 3년 이상의 적금 등을 일컫는데, 이 장기투자 부분을 처음부터 너무 많은 비율로 배정하다 보면 만기까지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해지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장기 투자 상품의 장점은 장기로 투자했을 때 복리의 개념으로 이자가 늘어나는 것이지, 중간에 해지하게 되면 단기 투자보다 못하며 심지어는 원금 회수를 못할 수도 있으므로 꼭 가처분 소득의 20% 이내로만 책정한다.

직장 5년 차까지 (우리의 목표는 5년 안에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신입부터 열심히 재정을 관리한다는 전제하에 5년 차까지로 설정해봤다) 또는 첫 주택 구입 이전까지는 단기 투자에 50% 이상의 비율을 책정하고 실행하기를 권한다. 단기 투자란 적금, 펀드 등의 3년 미만의 금융상품을 말한다. 

아직도 적금을 드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에서 굳이 적금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되묻는다면,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만약 적금에라도 묶어두지 않으신다면 다 써버리지 않을까요?” 그렇다. 적금의 용도는 이자에 있지 않다. 강제적으로 내가 소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고 구별해 두는 것에 있다. 요즘은 펀드 상품들도 원금 손실이 거의 없는 상품들도 많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주변에 있는 금융상품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3년 미만의 단기 투자에 150만 원의 가처분 소득 중 절반 75만 원을 저축한다. 3년 이상의 장기 투자에는 150만 원의 20%인 30만 원을 투자한다. 이렇게 하면 장기, 단기를 합해 105만 원, 세후 월급 200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 절반인 약 100만 원을 저축하게 되는 셈이다. 총 70%를 저축한다고 하면 쓸 돈이 없을 듯한데, 이미 고정비로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금액은 구별해 놓았으므로 가처분 소득의 70%(세후 월급의 50%)를 저축한다고 해도 아직 가처분소득의 30%가 남아 있다. 


(예시) 월급 포트폴리오


4) 죄책감 없이 변동비로 여유롭게 용돈 쓰기

우리는 가처분 소득의 30%를 변동비로 책정하여 미리 남겨 놓았다. 이제 이 변동비를 용돈으로 생각하고 부담 없고 죄책감 없이 쓰면 된다. 이 금액에는 카드값, 외식비, 문화생활비 등이 포함될 것이다. 너무 적지 않냐고 물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고정비를 제외하고 시작했다. 이 변동비는 정말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신줄을 부여잡고, 지름신 강림을 제어할 수만 있다면 한 달에 (세후 월급 200만 원으로 가정했을 때) 45만 원 정도는 순수한 용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40~50만 원이 적으면 적고 많으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개인의 성향의 문제이니, 비율에 대해서는 각자에게 맡기겠다. 


이 월급 포트폴리오에서 제안하는 비율인 단기 투자 50%, 장기 투자 20%, 변동비 30%는 각자의 생활에 따라 충분히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꼭 장기 투자만큼은 가처분 소득의 20% 이내여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 한 가지, 단기/장기 투자, 변동비 이외의 항목을 추가해서 월급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포맷이 복잡할수록, 따지는 게 많을수록 점점 귀찮고, 하기 싫어진다. 그래서 최대한 간단하게 구조를 잡은 것이다. 눈치 빠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구조는 월급을 소비하기 위해 짜인 구조가 아니다. “先저축 後지출”을 표방하기 위해서 투자의 항목을 가장 크게 두고, 나머지 소비는 뭉뚱그려 놓았다. 내가 무엇을 샀는지, 어떤 것들을 샀는지 때문에 죄책감에 빠질 필요 없이 저축을 했다면 행복하게 소비하라는 의미이다.

생각보다 돈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다. 재미가 생기기 시작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지키게 되어 있다. 그렇게 운동하기는 싫지만 살이 빠지다 보면 흥미가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실천하기) 나의 월급 포트폴리오 작성하기

설명은 길었지만 다음 표를 활용하면 월급 포트폴리오 작성은 어렵지 않다. 가계부 6개월 기재를 아직 하지 못했다면 월급 포트폴리오부터 짜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고, 6개월 이상의 기간 동안 가계부를 쓰면서 그 기준에 얼마나 합치하게 소비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것이다. 


월급: (예시) 200 만원 (세후)

(-) 고정비: (예시) 50 만원 (통신비, 교통비 등)

가처분 소득 : (예시) 150 만원


(예시) 본인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월급 포트폴리오 포맷


이전 03화 우선 돈부터 모아보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