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를 산 줄 알았는데 어린 나를 산 거죠>
미풍. 약풍. 강풍.
버튼을 눌러도
꼼짝 않는 선풍기
1분 넘게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으니
그제서야 탈탈탈 날개가 돌아간다
알았어. 알겠어요. 할거라고요.
대답만 하고
하는 시늉만 하던
열다섯의 나처럼,
오고야 만
선풍기의 사춘기
‘육각형 인간’이란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급의 역량을 갖춘 사람을 뜻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고르고 수준 높게 분포되어 있는 게임 캐릭터의 그래프에서 유래한 개념이죠.
학력, 재력, 성품에서부터
기획력이면 기획력, 언어능력이면 언어능력, 리더십이면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이상적인 능력을 원하는
현대사회의 한 단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두가 ‘육각형 인간’을 원하고, 추구하다 보면 훗날
‘동그라미형 인간’이란 새로운 종이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난 곳 하나 없는, 완벽한 종으로서의 인간.
그러므로 전혀 ‘인간적’이지 않은 인간.
모두가 작거나 큰 원이 되어
그 어떤 차이도 개성도 없이
동그라미 인간만 가득한 세상이 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장 나다웠던 때는
사춘기 시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하고 싶은 건 기어코 하고야 말던 시절
때론 극단적이고, 대체로 불완전하던 시절
그래서 역설적으로 가장 나답던 시절
미완성이기에 미(美)완성이던 시절
열다섯이 저의 첫 번째 사춘기였다면
서른인 지금은 저의 두 번째 사춘기인 것 같습니다.
보다 성숙하고, 보다 깊이 있게
다시 ‘나다움’을 찾아갈 시간인 듯합니다.
‘나음’을 넘어 ‘다름’으로
‘다름’을 넘어 ‘다움’으로
옮겨가는 차례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성장에서
성숙으로
이 여행이 끝나면,
다음의 내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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