张恨水 | 장한수
这时我到了庙门口,下了车子,正要进庙,一眼看见东南角上,围着一大群人在那里推推拥拥。当时我的好奇心动,丢了庙不进去走过街,且向那边看看。
차에서 내려 사찰에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동남쪽 귀퉁이에 벌떼같이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호기심이 스멀스멀 올라와 사찰을 뒤로하고 거리를 건너 그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我站在一群人的背后,由人家肩膀上伸着头,向里看去,只见一个三十附近的中年妇人,坐在一张桌子边,在那里写春联。旁边一个五十来岁的老妇人,却在那里收钱,向看得人说话。
모여든 사람들 어깨 위로 머리를 내밀고 들여다봤더니 서른 정도인 중년부인이 책상에 앉아 춘련을 쓰고 있었다. 그 옆에는 쉰 살 즈음된 부인이 돈을 받으며 사람들과 얘기하고 있었다.
原来这个妇人书春,和别人不同-别人都是写好了,挂在那里卖;她却是人家要买,她再写。人家说是要贴在大门口的,那就写一副合于大门的口气的;人家说要贴在客堂里的,她就写一副合于客堂的口气的。
이 서춘부인은 다른 서춘과 달리-다른 서춘은 대련*을 먼저 쓰고 걸어두어 파는 형식- 고객이 사겠다고 하면 대련을 써 춘련을 팔았다. 만약 대문에 붙일 거라고 하면 대문에 붙일만한 것으로 써주었고, 거실에 붙일 거라고 하면 거실에 붙일만한 것으로 써주었다.
我心里想,这也罢了,无非卖弄她能写字而已。至于联文,自然是对联书上抄下来的。但是也难为她记得。我这样想时,猛抬头,只见墙上贴着一张红纸,行书一张广告。上面是:
마음속으로 이 부인이 글 쓰는 재주가 있음을 뽐내는 것 같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당연히 대련은 어느 서책에서 베껴온 것 일 테지만 그걸 다 외워서 춘련을 쓰다니 이 얼마나 고생일까 싶기도 했다. 이 생각에 잠겨 머리 들었는데, 벽면의 붉은색 종이에 쓰여 진 광고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飘茵阁书春价目
诸公赐顾,言明是贴在何处这,当面便写。文用旧联,小副钱费二角,中副三角,大幅四角。命题每联一元,嵌字加倍。
표인각 서춘 가격
여러분이 어느 곳에 붙일 것인지 말씀 주시면 현장에서 직접 써드리겠습니다. 문구는 구련*을 사용하며, 소자 춘련 2 자오*, 중자 춘련 3 자오, 대자 춘련 4 자오. 명제 하나 1위안, 감자*는 2배로 받습니다.
这时候我的好奇心动,心想,她真的有这个能耐?再看看她,那广告上,直截了当,一字是一字,到没有什么江湖话。也许她真是个读书种子,贫而出此。但是那“飘茵阁”三字,明明是飘茵坠溷的意思,难道她是浔阳江上的一流人物?
이때 나의 호기심이 올라왔다. 정녕 이 부인의 능력이 이 정도까지 될까? 더군다나 광고문구는 아주 직설적이며 유행어도 넣지 않았다. 아마도 공부를 어느 정도 하는 사람이지만 가난하여 이리 나왔나 싶기도 했다. 근데 표지판의 이름 '표인각' 3자는 표인추혼*이라는 뜻인데 정말로 쉰양강*의 인재일까?
我在一边这样想时,她已经给人写起一副小对联,笔姿很是秀逸。对联写完,她用两只手掌撑着桌子,抬起头来,微微嘘了一口气。我看她的脸色,虽然十分憔悴,但是手脸洗的干净,头发理得齐整,一望而知,她年轻时也是一个美妇人了。
이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부인은 이미 소자의 대련을 쓰고 있었고 필체는 수려하기 그지없었다. 대련을 쓰고 나서 두 손바닥으로 책상을 짚고 머리를 들며 조용하게 숨을 내쉬었다. 안색이 창백해 보였지만 손과 얼굴은 깨끗했고 머리가 단정한 걸 보니 젊었을 시기 미인임이 틀림없었다.
대련-对联: 한 쌍의 글귀를 종이, 천, 나무, 기둥 등에 새긴 대구
감자-嵌字: 소설 내 감자는 감자대련을 의미하며, 대련을 작문할 때 특정 글자와 다른 글자나 시구를 배열하고 조합하여 대련의 적당한 위치에 넣어 의미의 변화를 일으켜, 문학예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구련: 예전에 썼던 대련의 문구
자오-角: 자오(角)는 마오(毛)와 같은 의미이며 1 자오는 1/10위안이다.
표인추혼-飘茵坠溷: 한 나무의 꽃잎은 운명에 따라 인석에 떨어지기도 하고 시궁창에 떨어져 있기도 한다라는 뜻으로, 어느 특정의 기회와 인연으로 한 사람의 운명이 부유하거나 귀하거나 가난하거나 천하게 됨을 말한다.
쉰양강-浔阳江: 장시성 북부 주장강부근을 흐르는 양쯔강의 다른 이름
*후기
춘련은 아직도 중국 춘절이 되면 자주 보지만 서춘은 본 적이 없다. 오래된 골목 시장에 가면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특정 시대에 존재하는 특정 직업- 서춘, 사라진 직업을 소설을 통해 알아가는 시간이 즐겁기도 했다. 또한 작가는 표인추혼이라는 사자성어로 이 소설의 복선을 깔끔하게 묻어두었는데 독자로써 봤다면 스쳐 지나갔을 사자성어를 한 번 더 뜯어보게 되니 이 또한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