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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몸이 건강해야 마음이 편하다

몸이 먼저다

by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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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면 그 무슨 일이든 그것은 노동이며, 억지로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다면 무슨 일이든 그것은 놀이다. - 마크 트웨인 / 미국의 작가 -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젊을 때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근육이 중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많은 중년기 질환은 근육 약화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디스크 질환은 척추 주변의 기립근이 약해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립근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운동으로는 사이드 플랭크가 있다. 이 코어 운동은 옆구리 지방을 줄이고 탄력 있는 복부를 만드는 데 탁월하다. 젊을 때는 성장호르몬 덕분에 근육이 자연히 증가하지만, 나이가 들면 체중은 늘어나고 근육은 줄어든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섭취 칼로리를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며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집에서 언제든 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을 선택했다. 맨몸 운동은 특수 장비 없이 체중만 이용해 근력 강화, 체력 향상, 자세 교정, 유연성 증진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슴과 어깨를 단련하는 푸시업, 하체에 최적화된 스쿼트, 허리 강화에 좋은 플랭크 등은 기구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핵심은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다. 바쁘다는 핑계나 게으름은 의지만 있으면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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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새벽처럼 일어나 12시간 이상을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이기고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헬스클럽’에서 근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면서 정기적으로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하던 습관을 잊어버렸다. 직장생활에서 운동은 생존전략의 일환이었지만, 모든 일상의 시작이자 근본이었다. 아침에 가볍게 스트레칭과 주요 부위에 대한 근력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샤워와 함께 시작하는 하루는 양호한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필수코스 였다. 창업을 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매일하던 운동을 게을리하고 근육을 키우는 일을 소홀히 하면서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줄었지만 마음은 편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았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몸을 단련해야 한다. 인간이 스트레스로 '열'을 받을 때 최선의 방법은 자동차처럼 가만히 식히는 것이다. 무협지에서 '주화입마(走火入魔)'로 표현되는 이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 안 되는 것으로 본다. 즉, 물(진정)을 위로 올려 열(스트레스)을 식힌다는 의미다. 스트레스로 몸에 열이 오르면 마음도 고통받는다. 이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몸을 '괴롭히는' 운동이다. 가까운 산을 오르거나 한강변을 달리거나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이나 바벨을 들며 땀을 흘리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운동도 요령 있게 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몸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뱃살을 빼려는 윗몸일으키기로 허리를 다치거나, 목 결림 해소를 위한 과도한 목 돌리기로 디스크가 악화되거나, 레그프레스로 무릎 연골을 손상하거나, 거꾸로 매달리기로 혈압이 급상승해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젊을 때는 문제없던 운동이 나이 들면 치명적일 수 있다. 이는 나이 탓이 아니라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윗몸일으키기는 젊은이에게도 부상 위험이 높다. 척추에 과도한 부담을 주므로, 대신 바닥에 누워 허리를 들어올리는 동작(브릿지나 레그 리프트)을 추천한다. 목을 크게 돌리는 운동은 관절 연골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피하거나 부드럽게 해야 한다. 레그프레스는 무릎을 깊이 구부릴 때 허리와 무릎에 부하가 크다. 반면 스쿼트는 체중만 이용해 안전하다. 거꾸로 매달리기는 혈압 상승 위험이 있으므로 고혈압 환자에게는 금기다. 계단 뛰어오르기는 무릎과 발목에 충격이 크며, 마라톤 같은 장거리 달리기는 관절 부담이 커 피하는 게 좋다. 대신 빠른 걷기나 속도 조절 워킹이 유산소 운동으로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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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운동은 무리 없이 유연성과 근육 탄력을 유지하는 맨몸 운동이 이상적이다. 수년간 계획한 멋진 일도 몸이 아프면 무위로 돌아간다. 몸을 지키지 못하면 현재의 수입이나 미래 계획은 헛수고가 된다. 몸이 최우선이다. 몸이 무너지면 정신과 마음도 따라 무너진다. 인생은 시간이다. 촉망받는 소설가가 후반에 필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몸이 정신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몸은 우리의 '집'이다. 지식과 영혼도 건강한 몸 안에서만 가치가 있다.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지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 박완서, 『호미』 중에서


몸이 정신을 이긴다. 정신력보다 체력이 우선이다. 몸을 먼저 단련하면 정신은 자연히 따라온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의 부진 원인을 정신력 문제가 아닌 체력 부족으로 보고, 체력 강화에 집중했다. 운동선수처럼 우리도 중요한 일을 앞두고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대인은 너무 편안하고 풍요롭다. 그러나 움직임이 부족하다. 자동차 보급으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과식하고 활동이 적으니 잉여 칼로리는 지방으로 축적되고 비만이 된다. 비만은 게으름을 부르고, 이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를 끊기 위해 일상 속 작은 운동부터 시작하자. 하루 30분 산책이나 계단 오르기만으로도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운동은 뇌 건강에도 기여해 우울증 예방과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진정한 행복은 몸과 마음의 균형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멋진 계획을 세워도 몸이 아프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된다. 바쁘다는 핑계, 귀찮다는 게으름은 이제 그만 내려놓아야 할 때다. 삶의 주인이 되는 것, 진정한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거창한 성공이나 재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몸을 돌보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건강한 몸이 있어야 비로소 마음이 편안하고, 그제야 우리는 진정으로 주도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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