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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품 Jul 13. 2022

운동화

부모님에 대한 깊은 소회

 오랜만에 본가에서 엄마가 올라오셨다. 서울에서 살림하는 두 아들이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직접 보고 싶으셨나 보다. 엄마를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지만, 신발장에 벗어 놓은 엄마 신발을 보니, 오늘도 눈물을 참는다. 이제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어엿한 직장이 되어 형이랑 조금씩 모아 용돈이라도 보내주지만, 그 돈은 안쓰시는지 엄마의 낡은 운동화는 눈에 자꾸 밟힌다.


어린시절부터 부모님께서는 '어버이날' , '생신’ 등 매해 찾아오는 기념일마다 자신들을 위해 돈 쓰는 것을 유독 싫어 하셨다. 이제는 부모님의 성향을 알기에 미리 사서 가져다드리지만, 처음 신발을 사러 갔을 때 부모님의 신발 사이즈를 그때 알게 되어 내 자신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살면서 부모님께 받은게 참 많다. 물론 피와 살을 물려받았지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당연하듯 부모님께 늘 옷과 신발을 선물 받았고, 그것이 부모님께서 당연히 주시는 건 줄 알고 고마운 줄 모르고 지냈다.


부드러움 보다는 강하고 굳세다고 느껴지는 엄마와 아빠는 이제 슬슬 약해지는게 보이고, 두 아들한테 신세 지는 것을 싫어하는 두분은 아들한테 기대고 싶으신게 느껴진다. 한해한해 늙어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운동화를 사려고 전화를 하면 부모님은 "괜찮다, 사지마라" , " 아직 쓸만해" 라는 말을 한다. 아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아마 모든 부모님이 이와 다를게 없을 것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흙먼지로 가득한 운동화를 신고 하루 농사일을 거둔다. 수십년을 흙에서 살았고 땀흘려 일한 돈으로 두 아들 운동화를 사주고 여러 가르침을 받아 대학을 졸업했다. 이만큼 살 수 있었던 것도 다 부모님 덕이다. 이번 주말, 운동화를 사서 부모님 댁에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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