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기의 의미

자기 갱신의 무한반복

by bbj

소설 한권 읽기를 끝낼 때마다 마치 또다른 탄생을 반복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야기는, 나 또는 타인 더 나아가 이 세상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주인공은 어떻게든 이에 대한 하나의 답을 발견해내겠다는 결심으로 긴 여정을 출발하며 독자 또한 그 궤적을 함께 따라간다. 결국 무엇으로 귀결되겠는가. 새로운 나의 발견 또는 이전과 다른 세상과의 만남일 것이다. 문장과 문장의 연속은 긴 터널과 같지만 어디선가 끝나기 마련이다.


그렇게 본다면 소설가는 산파이며, 소설은 새로운 내가 세상으로 빠져나오는 산도다. 그 안에서 나는 다시 태어난다.


그렇다면 누가 나를 낳는가? 소설가일까, 아니면 소설일까? 아마도 나를 낳은 이는 바로 ‘읽기 이전의 나’다. 끝까지 책을 붙들고 있던 어제의 독자가 다시 오늘의 독자를 낳는다. 소설 읽기는 이렇게 나를 끝없이 잉태하고 갱신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전의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소설을 비롯해서 모든 예술과 경험이란 사실 이러한 자기 탄생의 무한한 예식이다.

잠과 밥과 호흡은 우리 세포를 갱신하지만, 우리의 정신을 갱신하는 건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결정처럼 남은 깨달음이거나 문장의 긴 터널 끝에 기어이 만나게 된 한줄기 빛일 것이다.

*통영에 있는 윤이상 기념관의 서재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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