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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와 랄라 Apr 19. 2020

다른 듯 닮은 너와 나

반가워요! <코코> 보고 기타 산 대책 없이 열정적인 김랄라입니다

작가 『김랄라』  


다르다 

새로운 세상 앞에 놓인 문. 두렵지만 들여다보고 싶다.      


안녕하세요! 바다를 좋아하는 랄라입니다.


미아를 처음 만난 날을 기억한다. 전공이 같았던 우리는 대학교 신입생 OT 때 처음 만났다. 보석이 박힌 하얀 스웨트 셔츠를 입고 학우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던 미아는 어쩐지 나와 성격이 잘 맞을 것 같았다. ‘닮은 사람이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그와 친해지고 싶어 먼저 인사를 건넸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았을 4년 대학생활 동안 미아와 나는 다른 7명의 친구들과 늘 함께 다녔다. 첫 만남 때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미아는 나와 성격, 삶의 방식 그리고 취향까지 완전히 반대인 사람이었다. 같은 것을 봐도 다른 결론이 나오는 사람, 나와 미아를 설명하는 말이었다.


나는 열정은 있지만, 산만하고 집중력이 약했다. 관심사는 다양하나 꾸준히 깊게 파고들지 못하고 금방 싫증을 냈다. 반면 미아는 섬세하고 공부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았다. 좋아하는 일에 깊게 몰두할 줄 아는 친구였다. 내가 모르는 것들을 많이 알고 있는 미아와의 대화는 소소한 즐거움이었고 그런 미아의 좋은 점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성격까지 급한 나는 친구들 중에 가장 먼저 졸업을 했다. 1년이 채 안 된 취업 준비 기간 동안 잡지 에디터를 양성하는 아카데미에서 4개월 과정을 수료했고, 곧바로 작은 신문사의 기자로 취직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아도 영화 잡지 에디터로 취직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들 중에 전공을 살려 취직한 사람은 나와 미아 뿐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더욱더 큰 동료애를 느꼈다.


입사한 지 딱 1년 15일이 되던 날 퇴사를 하고 미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아는 몇 달 전에 나보다 먼저 퇴사를 했다고 전했다. 나는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미아는 글 쓰는 일이 천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좋아하던 일을 그만둔 미아에게 이번에는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다시는 글 쓰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으리!’


퇴사를 결심했을 때 나는 이렇게 다짐했다. 밥벌이 수단으로 글을 쓰는 일은 보람보다는 고통에 가까웠다. 퇴사 당일에는 더 이상 취미로라도 글을 쓰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산을 더 좋아하죠. 관악산을 완등하고 죽을 뻔한 날입니다.


얼마 후에 퇴사 선배인 미아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연애부터 건강, 친구의 친구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산만한 대화를 나눴다. 헤어지기 전엔 준비해두었던 선물을 미아에게 주었다. 2년 전 독립출판한 랄라 저자의 책, 전부터 미아에게 주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아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책을 만들다니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각지도 못한 말을 덧붙였다.


나는 같이 다니던 친구들 중에 네가 가장 부러웠어.



그 말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나 역시 미아가 참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헤어지기 전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동안 봐왔던 서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단 몇 분이지만 그날 나눴던 대화 중에 가장 진지했고 좋았다.


각자가 생각했던 미아와 랄라는 현실에 살고 있는 미아와 랄라와는 사뭇 달랐다. 어쩌면 너와 나는 서로가 되고 싶어 하는 이상형을 상대에게 씌운 채 대해왔던 건 아닐까. 여전히 미아와 나는 닮은 점이 없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미아를 알아가는 일이 재밌다. 그래, 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보자! 내가 다시 글을 쓰게 된 이유고, 미아와 함께라면 즐겁게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유형의 사람이 있다. 나와 성격이 정반대인 사람도 있고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사람도 있다. 또 접점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사람을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기도 한다. 이제껏 나는 스스로가 매우 불안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이 사람의 좋은 점 하나는 꼭 배워야지’라고 다짐한다. 나는 미아를 보며 하나 이상의 많은 걸 배웠고 미아는 나도 몰랐던 나의 좋은 점을 발견해 주었다. 전혀 관계없을 것 같은 두 점이 만나 선을 이루기까지.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세계를 들여다 보고 너와 나를 만나게 한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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